Engrave #17

Writing

by 리오라
Girl Writing is a painting by Robert Tracy.jpg

Girl Writing by Robert Tracy


[페르난두 페소아노의 ‘불안의 서’ 中]


쓴다는 것은 망각이다.

문학은 삶을 무시하는 가장 기분좋은 방식이다.

음악은 마음을 달래 준다.

시각 예술은 활기를 준다. 활동적 예술(춤이나 연극)은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문학은 삶으로부터의 멀어짐이다. 문학이 삶을 잠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머지 모든 예술은 삶의 편이다.

어떤 예술은 더 가시적이고 더 활기찬 형태를 지니므로

또 어떤 예술은 인간의 삶 그 자체로부터 나온다는 이유로.

하지만 문학만은 아니다.

문학은 삶을 그럴싸한 모습으로 보여 줄 뿐이다.

소설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에 이야기다. 드라마는 이야기 없는 소설이다.

시는 감정과 아이디어의 언어적 표현이다.

그런데 그 언어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은 언어다.

그 누구도 시로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z45xGGTo3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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