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by 리로

맵고, 짜고, 단 리듬에 귀가 마비되고

된소리, 거센소리, 늘어지는 소리에 머리가 아파오지요


자세히 듣고 있으면 별다른 감흥도 없는

의미없는 가사의 나열일 뿐인데


아무리 보여주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리듬 속에 억지로 끼워맞추어진 한글은 무슨 죄인가요


도를 도라고 하지 못하고

미를 미라고 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대중가요


아주 건조하고 담담하게

도를 도라고 하고

미를 미라고 하는 사이에

시냇물처럼 흘러가는 가사


시냇물 소리를 들으려면

몸을 가만히 두어야 하거든요

발걸음도 잠시 멈추고

얼마간은 눈을 감고 기다려야 해요


그러면 한올 한올 결이 풀리면서

세분화된 주파수가 스며듭니다


노래의 가사라는 것은

스스로를 드러내기 위해서

그 이외의 어떠한 것도 주연으로 허락하지 않지요


가느다란 기타 선율 하나면 족합니다

더도 덜도 말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33VnvoPz8A0



어두운 비 내려오면

처마 밑에 하나이(한 사람) 울고 서 있네

그 맑은 두 눈에 빗물 고이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세찬 바람 불어 오면

벌판에 하나이(한 사람) 달려 가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새 하얀 눈 내려 오면

산 위에 하나이(한 사람) 우뚝 서 있네

그 고운 마음에 노래 울리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그이는,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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