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by 김규인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p.120)


"문득 서로 롭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p.119)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서두가 장황하여 대체 무슨 이야이기인가 하며 책을 덮으려는 순간(거의 절반을 넘기고 이야기가 끝나기 직전), 이야기 국면이 달라졌다. 이 책은 평범한 소시민 석탄 상인 펄롱의 이야기다. 펄롱과 미혼모였던 그녀의 어머니가 미시즈 윌슨으로 부터 받았던 사소한 보호는 훗날 성인이 된 펄롱이 수녀원에서 한 여자아이를 구하는 일의 근원이 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아내와 다섯 딸들이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그는 결국 도덕적 선택을 한다. 이를 통해 그가 받았던 사소했던 것이 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과연 펄롱과 같은 상황에서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자문하며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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