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하기에
가난해서 버려야할 것들이 많은 세상
여유로운 이들의 이야기는
먼 나라 우화로 들릴 뿐
무능無能으로 먹먹해지는 가슴 쓸어가며
세월이 약이라고
스스로 달래어 본다
가난한 삶의 테두리 속
헤아릴 수 없는 궁핍과 쓸쓸함이 남으면
세월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라고
또 다짐을 해 본다
눈 앞 잠간의 기쁨은 흐느적거리는 신기루일 뿐
가난해서 버려야할 것들이 많은 나
벗어야할 그림자도 무겁다
오늘도 지긋한 한숨 속
애틋한 그리움 하나 가슴 저미며 내려놓는다
맑기만 한 네가
왜 나의 그림자가 되어야 할까
가난해서 버려야할 것들이 많은 세상
순간의 바람결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