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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Mar 31. 2020

이상한 인스타그램

이미징 앱은 여전히 인기가 좋습니다 © Lisay G

 인스타그램 초보라면 직접 리그램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낯설기만 합니다. 트위터는 직관적인 공유 버튼이 있는데 인스타그램은 왜 그럴까요. 태생부터 그렇게 디자인해서 별도의 앱을 사용해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이 피해 갈 수 없는 오프라인의 법적 이슈를 사용자에게 책임 지우는 전략입니다. 개발자가 몰라 만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넣지 않았어요. 스냅챗도 텔레그램도 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보안성에 목숨을 거는지, 그럴 수밖에 없는 창업가의 철학을 이해하면 좋습니다. 기업가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니까요. 약간의 불편함은 커스텀 기능을 추가해 쓸 수 있어 글로벌리 선호하는 코딩 아키텍처입니다. 어울리는 방법도 다릅니다. 페이스북은 친구라는 미명 하에 관계가 동등해 보인다면, 인스타그램은 시소 같이 한쪽으로 기웁니다. 평행은 존재한 적이 없었기에 욕심내서 맞추려 할수록 비참해집니다. 내가 먼저 팔로우해도 상대는 나를 팔로우하지 않을 수 있고. 리드하거나, 빠지거나, 따라야 합니다. 서로 팔로우하면 아름답겠지만 상대가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라면 어림없겠지요. 온라인 서비스에서 웹과 앱 모두 고려한다면 두 디자인을 똑같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초창기 페이스북은 욕심을 부려서 모든 기능을 넣으려다 보니 무거워져 앱이 버벅거렸습니다. 지금은 메신저, 분석도구, 스튜디오, 페이지 툴, 이벤트 앱 등이 있지요. 슈퍼앱보다는 한 가지 기능에 집중한 앱은 사용자에게도 유리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차단시킨 친구가 상당 있습니다. 한 때는 가까웠는데 실수는 사소한 다툼에서 비롯되었죠. 기억이라는 것이 주관적이라 자신에 유리하게 기억을 합니다. 가족이나 연인 사이에 공유된 기억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는 친구 인스타그램에 들렀다가 왜곡된 기억에 대한 단상을 붙잡고 꼬투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사실과 다르다고 제가 리플을 달자 너무나 진지하게 발끈하더니 결국에는 차단을 선언하더군요. 저도 맞차단 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다시 만났는데 인스타그램을 안 하냐고 묻더군요. 마주 보고서 차단을 풀려했는데 양쪽에서 풀리지가 않습니다. 어른들의 싸움의 끝은 이렇게 바보 같습니다. 결국 본 계정 말고 부계를 만들어 서로의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이디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B형, 저는 AAA형입니다.


 브랜드나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인스타그램 줄 바꾸기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이상해서 코드를 보니 특정 키가 아예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재들이 많으니 여러 편법이 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시켜 PC에서 편집을 하거나 아이폰 사용자라면 자주 사용하는 문구에 {                                            } 공백을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불러와도 됩니다. 아니면 중국어 간체 입력에서 띄어쓰기를 하면 간단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고유의 속성인 기록으로 출발했고 한 번 포스팅하면 수정도 되지 않았습니다. 요즘 페이스북에는 베이비부머 윗 연령대분들만 남으면서 비활성으로 해두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서 데이터를 팔아 거대 제국을 만들고 기업으로 혈안이 된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대중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탈은 계속될 것입니다.


 해시태그를 어떻게 달아야 많은 좋아요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해시태그를 수 백 개씩 달고 싶다면 AI 이미지 분석 추출로 자동화된 앱을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직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손을 좀 보면 괜찮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상승 중인 이미지를 해시태그별로 추려 볼 수 있어 유용합니다. 사진에 가격태그를 달 수 있어 사업자들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샵 페이지와 카탈로그를 만들고 비즈니스 계정 전환을 해야 판매가 가능합니다. 한 장의 사진을 모자이크로 잘라 올리고 싶다면 앱을 추가하면 됩니다. 같은 사람이 여러 개의 서브 계정을 만들 수 있고 언팔로워를 찾아주는 앱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공식 앱이 아니라 서드파티 앱이라 아이디와 비번을 털어가기에 찝찝하면서 불안 불안합니다.


 '좋아요'를 누르는 두 가지 방법을 아시나요? 이미지 좌측 하단의 하트 아이콘을 찾아 누른다면 옛날 사람이고, 이미지를 탭탭 두 번 두드리면 요즘 사람입니다. 저도 인턴이 하는 행동을 관찰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쓰담쓰담 애정을 주고받는 터치가 느껴지더군요. UX 디자인의 측면에서 훌륭합니다. 인스타그램의 원 목적이 공유가 아니라 프라이버시를 겸한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한 것임을 생각할 때 불필요한 기능은 생략하는 것은 합리적인 전략입니다. 사진학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정사각형 프레임에 어떻게 이미지를 담아낼지 고심이 컸습니다. 하지만 필립 퍼키스의 <사진학 강의>에서 핫셀블라드가 정사각형 뷰파인더로 명품이 된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지요. 외국 것을 가져와 베끼기만 하는 패스트 팔로워들은 디테일에서 실패합니다.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까지 제거해도 기능하게 하는 것이 고수의 일입니다. 앱을 처음 보았는데 매뉴얼 없이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면 디자인을 잘한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카메라 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Lisa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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