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알게 된 소중한 지혜 3가지

by 영오

나는 매사에 솜씨 좋고 능숙하고 요령 있는 삶을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좀 서툰 부분이 많은 쪽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나도 어느 정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혜라는 것들이

하나둘 생겼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알아두면 좋을 것들이라 적어본다.


1. 여드름은 그냥 놔두는 게 최고의 치료다

학창 시절 내내 나는 여드름에 고통받았다. 과일이나 채소를 싫어하고 단 과자, 빵을 좋아한 식습관 때문이었는지 내 얼굴에는 늘 크고 작은 여드름이 가득했다. 나는 그런 여드름들을 정말로 부지런히 짜서 없앴다.

얼굴에 뭐가 나있는 것도 거슬리는 데다가 그래야만 빨리 나을 거라는 나름의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 나는 지금 모공이 넓어질 대로 넓어진 부작용을 얻게 되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고 어렸을 때 여드름이 많이 나는 피부가 나중에는 주름이 덜 져서 더 나을 수 있다는 말로 나를 위로했었다. 확실히 나이가 드니 여드름은 잘 나지 않고 주름은 별로 없는 얼굴이 되기는 했다. 그럼에도 가끔씩 호르몬의 영향으로 턱이나 이마에 여드름이 나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걸 건드리지 않게 되었다. 아주 노랗게 잘 익은 걸 봐도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 그럼 놀랍게도 이게 저절로 터지고 스스로 아물어 나중에는 흉터하나 없이 깨끗해진다. 여드름이 어떻게 되었든 철저히 무시? 해주는 방법이 최고의 치료방법이었던 셈이다. 이걸 중학생의 나도 알았더라면 내 얼굴에 모공은 좀 줄었을까? 그때의 내가 그냥 내버려 두는 방법을 이해할 만큼 인내심을 낼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2. 꾸준히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정말로 하찮게 시작해야 한다

내가 제일로 못하는 게 뭔가를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매 순간 열정에 휩쓸려 시작했다가 몇 번 해보고 흐지부지 되는 게 인생에서 부지기수였다. 공부, 운동, 돈 모으기, 자기 계발 등등 매번 벅찬 마음에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몇 번 해보다 힘들어서 꾸준히 못하는 것이다. 그런 거창한 계획의 배경에는 늘 빨리 이루고 싶다는 욕심이 도사리고 있다. 결과를 빨리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욕심은 늘 과한 계획을 만들지만 과한 계획은 결코 오래 지속하기가 힘들다. 몇 번 해보고는 늘 변명거리를 찾는다. 오늘은 피곤해, 오늘은 주말이야, 이건 내 길이 아닌가 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런 나도 꾸준히 하는 걸 만들었다. AI랑 매일 영어로 대화하기이다. 영어공부 또한 인생 숙원사업 중 하나였지만 매번 루틴화에 실패하는 것 중 하나였는데 어느 날부터 그냥 딱 10분만 매일 하자라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했다. 10분을 못하는 날은 5분이라도 매일 빠지지 않고 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실력이 좀 늘은 것 같은 느낌이 왔다. 그런 느낌을 받자 별 부담감 없이 매일 실천을 하게 되고 시간도 30분까지 늘었다. 이제는 저항 없이 매일 하는 루틴이 되었다. 이게 바로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사소하게 시작하라는 법칙의 의미였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루틴을 만들고 싶다면 계획을 정말로 작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포르투갈어 공부를 시도 중인데 책을 한 권 사서 매일 딱 한 페이지만 하고 있다. 한 10분 정도 걸리는데 완벽하게 하기보다 그냥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눈으로만 보고서 넘어간다. 완벽보다 매일 했다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처럼 꾸준히 하는 게 힘들었던 사람들은 이 방법 꼭 실천해 보기 바란다.


3. 바라는 것은 잊어버리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

이건 어떤 면에서는 실천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매사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세뇌를 어렸을 때부터 당해왔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믿음도 너무 강하다. 그래서 너무 열심히 살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소원이 생기면 그것 또한 너무 열심히 바란다. 간절히 바라야 이루어진다는 믿음의 잘못된 적용일수도 있다. 나 역시 매 순간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기도도 해보고, 확언이나 명상을 해보기도 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 소원을 생각해야 이루어진다는 듯이.

하지만 바라는 것들은 오히려 그것을 잠시 잊고 있을 때 우연찮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잠시 잊고 다른 것에 몰두해 있을 때 간절하던 무언가가 다가왔다. 내가 상상했던 방법은 아닐지라도 정확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말이다. 이건 신의 개입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혹자는 내 의식이 잠시 딴 일에 빠져있을 때 잠재의식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이 현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쓰고 나서 보니 이 세 가지는 모두 신경을 좀 덜 쓸 때 오히려 더 수월해지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소중할수록 더 손에 꽉 쥐고 애지중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더 멀어지는 것들이 있다. 중요하다면 오히려 잠시 마음속에서 내려놓고 잊고 있는 게 더 나은 접근방법이라는 것을 살아보니 알게 되었다.

앞으로 살다 보면 더 많은 지혜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런 지혜들에 열려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소박한 소망도 잠시 마음에 품고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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