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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iantak Sep 04. 2020

리더의 숲에서 깨달은 지혜

3. 세잔의 사과(선택, 집중, 차별화, 핵심역량)를 생각하라

"청년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어요?"

"음... 아뇨. 없는 것 같아요."

"자기만의 무기가 있어야 하는데..."

리파남은 청년을 향해 마주 보고는

“나는 사과 한 알로 파리를 정복하겠네”라고 말했다.


사과 덕후 세잔의 말이다. 그는 이 말을 이루기 위해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사과를 그렸다. 이런 세잔의 모습을 보고 소설가 로렌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40년 동안의 긴 분투 끝에 세잔은 하나의 사과를 충분히 아는 데 성공했다. 비록 물동이 한둘은 완전히 아는 데 성공하지 못한 듯하지만.”
그런데 왜 하필 사과였을까? 세잔의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해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때는 1852년으로 돌아간다. 중학교 생활 중 장래 프랑스의 대문호가 될 에밀 졸라를 만나게 되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졸라는 편부모에 심각한 근시, 작은 체구에 허약해서 덩치 큰 아이들로부터 놀림감이 되었다. 이때 세잔이 졸라를 도와주게 되었고 고마움의 표시로 세잔에게 사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때부터 둘의 우정이 싹트게 되었고, 세잔이 화가의 길을 가는데 졸라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세잔이 사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집착한 이유가 여기서 시작된 듯하다. 물론 30여 년간의 특별한 인연도 에릴 졸라의 대표작 <루공 마카르 총서>의 열네 번째 소설 '작품 L'oeuvre' 속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재능 없는 화가 클로드 랑티에의 모델이 세잔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동안 졸라에게 털어놓은 비밀들이 우롱당한 것처럼 느껴져 둘의 사이는 멀어지게 되었다.  

“나는 사과 한 알로 파리를 정복하겠다”는 하나의 꿈을 완성하기까지 세잔은 뼈를 깎는 듯한 노력을 하였다. 수 백번을 그리고 또 그리고, 수 백번을 고치고 또 고쳤다. 그리고 수 천 번을 보고 또 보았다. 그런 모습을 본 친구 졸라는 말했다.
“언제까지 사과만 만지작거릴 텐가. 세잔, 자네도 다른 화가들처럼 가난한 농부들이나 노동자들을 좀 그려 보게.”
친구의 이 말에 사과로 승부를 걸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세잔. 그러나 그는 평범한 시골 화가일 뿐이었고, 스스로를 “나는 예리하지 못한 눈을 가졌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오래 관찰하는 노력’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필요했던 모델이 움직이지 않는 ‘사과’였을까? 오래 관찰해야 했으니 사람 모델은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델이 되어준 사람에게 “사과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과같이 앉아 있으라”는 말을 한곤 했다.

“나는 순간의 사과가 아니라 진짜 사과를 그리고 싶다.”

하나의 사과가 가지고 있는 모든 빛깔과 형태, 그리고 모든 변화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계속 보고 기억하고 그리고 또 그렸다. 40년 동안. 결국 자신만의 화법을 만들어 낸 세잔.
그동안의 전통적 기법(하나의 시점으로 대상 포착)인 원근법에 의심을 품고 다시점을 적용한 세잔이었다. “두 눈으로 볼 수 있는데 왜 하나의 시점으로 그려야 되지?” 그래서 원근법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한 캔버스 안에 다시점을 적용한 세잔은 입체주의 탄생에 영향을 미친 화가가 되었다. 기존 화가들의 방법을 의심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얻어낸 값진 결과였다. 그래서 파블로 피카소는 세잔을 이렇게 평가했다.
“세잔은 나의 유일한 스승이다. 세잔은 우리 모두에게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끝까지 행해서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목표지향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하고 싶은 것을 발견했다면 다음은 최고의 실력으로 만들어 자기의 핵심역량으로 키워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정신을 가진 리더가 필요하고, 그런 리더가 제대로 된 팔로워를 키워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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