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사과는 무능함을 의미하는가?
리더의 자존심이 밥 먹여 주나?
"실수하지 않는 자는 진보할 수 없다." -테디 루즈벨트-
“지도를 보면 머릿속에 실제 지형이 그대로 그려졌고, 처음 가는 곳이라도 일단 지도를 본 후에는 상상한 그대로 실제 지형이 펼쳐졌다”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대령-
어느 날, 수도방위 경비를 담당하던 스콧 대령이 링컨 대통령을 찾아왔다. 스콧 대령의 아내가 아픈 남편을 간호하러 워싱턴에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체사픽 베이 증기선 충돌사고로 사망한 직후였다. 대령은 슬퍼하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아내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연대장에게 휴가를 신청했으나 워낙 전쟁이 급박해서 그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연히 휴가를 가야 한다고 생각한 스콧 대령은 국방장관에게 직접 휴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장관 역시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국 대령은 링컨 대통령을 찾아가게 되었다. 토요일 오후, 마지막 접견객으로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선 스콧 대령은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불같이 화를 낸 링컨 대통령이었다.
"잠시만이라도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나? 밀려드는 요청에 조금도 머리를 식힐 수가 없어. 왜 이 문제로 여기까지 오나? 인사과에 가란 말일세. 서류나 휴가 문제는 인사과 담당이잖아!"
"연대장도 국방장관도 휴가를 허락해 주지 않아 부득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면 못 가는 거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국방장관이 어련히 보내주지 않았겠나? 위계질서와 명령은 지키라고 있는 것일세! 게다가 지금 나보고 국방장관의 결정과 규칙을 번복하라는 말인가? 지금 내가 할 일 없이 노는 사람처럼 보이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네. 그깟 휴가 문제 따위로 낭비할 시간이 조금도 없단 말일세!"
대통령의 역정은 계속되었다.
"자네 같은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인가?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지금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질 걸세. 그렇다고 다들 자네처럼 나한테 와서 하소연을 하는가? 나는 지금 내 일만으로도 벅차네. 휴가 문제는 인사과에서 처리하라고! 그리고 인사과에서 안 된다고 하거든 그냥 참게. 전쟁이 끝날 때 까지는.... 지금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
링컨 대통령의 분노에 스콧 대령은 크게 좌절하여 자신의 막사로 돌아갔다. 다음날 새벽녘, 스콧 대령은 막사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문 앞에 링컨 대통령이 서 있었다.
"스콧 대령, 어제저녁 나는 사람도 아니었네. 정말 할 말이 없네."
링컨 대통령은 스콧 대령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어제는 너무 심신이 지쳐 있었네. 그렇다고 해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아내를 잃어 실의에 빠진 사람을 그렇게 험하게 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 밤새 후회하면서 뒤척이다가 용서를 청하러 이렇게 왔네."
링컨 대통령은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러고 나서 이미 국방장관에게 연락하여 부인의 장례식에 갈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두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대령을 자신의 마차에 태워 친히 배웅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