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관성

무엇이 나를 이끄는지 궁금해요

by lisiantak
'이병준'이 읽은 책,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저자: 이문열)


서울 명문 초등학교에서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로 전학 온 한병태가 겪은 일을 30년이 지난 후에 회상하는 내용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학교생활에서 엄석대라는 독재자가 있는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엄석대에게 맞섰지만 엄석대는 한병태를 궁지로 몰아세운다. 결국 한병태는 엄석대 독재 체제에 순응하게 되고, 덕분에 편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학년이 올라가 담임선생님이 바뀌면서 엄석대 독재 체제는 무너지고 급장을 박탈당함과 동시에 학교는 물론 동네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30년이 지난 지금 한병태는 엄석대가 경찰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무리된다.


중학교 때 인지 고등학교 때 인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한 번쯤 읽어봤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었을 땐 그때는 알지 못했던 숨겨진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엄석대의 독재를 끊은 건 젊은 담임교사였다. 교사는 부정부패를 없애고 급장의 권력을 꺾어버린다. 해피엔딩 같지만 그 과정에서 교사 역시 독선과 폭력을 일삼는다. 아이들은 새로운 독재에 복종하고 교실은 또 다른 독재에 신음한다. 엄석대 한병태 새 담임교사 모두 완벽한 영웅이 아닌 일그러진 영웅이다.


내 인생을 바꿀 명문장

'너희들은 당연한 너희 몫을 뺏기고도 분한 줄을 몰랐고, 또 불의 앞에서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독서코칭 지도사의 생각 더하기

책을 쓸 때 작가의 의도는 있다. 이 책이 독자에게 넘어가면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읽히기도 한다. 독자의 상황에 따라 해석과 적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그러진 영웅'이란 책도 마찬가지다. 어떤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다가오는 느낌과 생각이 다양할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도는 이 순간, 그중에 한 생각을 잡았다. 조직의 관성이다. 어느 조직이 '유지하려는 힘'의 속성. '일그러진 영웅'에 이런 글이 있다.

'그가 내게 바라는 것은 오직 내가 그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 그리하여 그의 왕국을 허물려 들지 않는 것뿐이었다.'

수많은 조직이나 부서를 이동해가며 일했다. 새롭게 이동할 때마다 순응하기도 하고 개선하기도 하며 살았다. 순응은 모두가 편했고, 개선은 기존 구성원들 모두에게는 불편했다. 조직의 특성상 변화에 저항하는 힘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것 같다. 대형 유조선을 정지시키려면 엔진을 역회전시켜도 1마일 정도는 더 가야 하듯이. 분명한 것은 구성원들의 동의가 없는 변화와 개선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일방적 변화 요구보다는 합의를 통한 자발적 변화를 추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전 07화집단적 이기주의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