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색상은 보이지 않는다. 파란 하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온통 회색 물감으로 칠해져 있다. 그리고 땅은 싱싱함을 자랑하는 녹색의 나무들과 잔디밭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단조로운 세상이 있음을 느끼게 되는 오늘 아침. 이렇게 보이고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들이 응답이라도 하듯 지저귀는데 지금은 알아들을 수 없다. 평온하다. 잔디밭 위에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14마리의 새들. 아름답고 평화 그 자체다. 여유롭다. 사냥꾼의 위협도 없다. 오직 새들의 모습을 보고 평온함을 느끼는 한 남자만 있을 뿐이다. 그것도 움직이지 않고 오직 손기락의 미세한 움직임만 있을 뿐이다.
어제와 다른 느낌을 갖는다는 것. 왠지 좋다. 익숙함 속에서 사는 것이 편했는데 오늘 이 시간은 익숙하지 않은 데서 오는 감정이 좋다.
익숙함과의 이별의 시간.
눈앞에 펼쳐져 있는 회색과 녹색의 세상이 언제까지 갈까? 한순간 나타났다가 잠깐 그들의 세상을 즐기고 사라지고 말겠지. 단조로운 세상은 나도 싫기에 7가지 무지개 색깔이 어우러진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