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식도 못 다스리면서...
사춘기. 나에게는 무섭다. 인생의 기록을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지우고 싶은 시간들이 있다. 아이들의 사춘기와 함께 한 시간들 중에 모두를 지울 수 없다면 일부라도 지우고 싶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동시에 그러니 미칠 노릇이었다. 나도 직장 때문에 가족들과 따로 살 때였다.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에 한 번은 택시를 타고 총알같이 달려보기도 했다. 그 거리가 얼마인지 20만 원이 나왔다. 그러나 돈이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집에서 전화가 오면 반갑게 받을 것이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전화벨이 울리고 집에서 걸려온 것을 확인하는 순간 나의 가슴은 뛰었다. 전화받기가 두려웠다.
'또 무슨 일이.....'
끝날 것 같지 않은 사춘기의 어두운 터널을 걸었다. 출구의 빛은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었다. 상담을 요청한 지인의 마음을 조금 알 수 있다고 한 이유다.
나도 답이 없어 존경하는 멘토님께 편지를 드렸다. 부끄럽고 죄송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살고 가족 모두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체면은 묻어 두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한 통의 편지가 왔다. 그분이었다. 과연 무슨 말씀을 해 주셨을까? 편지를 펼쳤다. 내 머리에 천둥번개가 쳤다.
"자기 자식도 못 다스리면서 어떻게 수 천 명을 다스려?"
모든 게 멈춘 것 같았다. 시간도 멈췄다. 심장도 멈췄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멈출 수 없었다. 장마에 폭포수가 쏟아지듯 했다. 아무 변명도 할 수 없는 따끔한 채찍이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위안이 된 것은 편지의 끝부분에 함께 노력해보자는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이다. 감사했다. 그래서 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