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은 상대적이고, 태도는 절대적이다
그야말로 날씨가 미쳤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보는 압도적인 더위랄까.
물론 우리 집 에어컨이 고장 난 탓도 있겠지만, 밤낮 할 거 없이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이다.
현재 아침에 집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처리하고 사무실로 이동한 시간이 10시 남짓인데, 그때의 온도가 이미 31도였다.
31도면 가장 더운 날씨처럼 느껴져야 할 텐데, 며칠간 35도 언저리를 경험하다 보니 오히려 좀 살만한 느낌이었다. 무려 31도에 덜 덥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의 감각은 늘 상대적이다.
날씨에 따른 몇 도의 온도차에도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체감하는 임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목욕탕에서 온탕과 열탕에 들어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두 탕의 온도차는 3~5도 남짓이다.
37~39도 정도 되는 온탕은 말 그대로 따뜻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3-5도 높아진 열탕은 예상외로 뜨겁다.
따뜻함과 뜨거움의 차이는 고작 3도인 셈이다.
사람관계에서도 비슷하다. 아니 더한 것 같다.
사소한 표정, 툭 던지는 말투, 무심한 제스처 같은 작은 차이에서 따뜻함과 차가움이 판가름 난다.
연인사이에서 남자와 여자가 늘 다투는 단골소재가 그런 거 아니겠는가.
사소한 행동의 차이, 작은 표정과 눈빛의 차이.
말로는 사랑한다고 쉽게 전할 수 있지만, 진심이 드러나는 건 결국 말이 아닌 행동이니까.
일을 대하는 태도도 비슷하다.
어떤 사람은 미지근한 태도로 일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따뜻하게, 또 어떤 사람은 뜨거움 마음으로 일한다.
그 차이는 당장은 보이지 않는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고, 시간이 지나면 결과적으로 큰 차이로 체감할 수 있게 된다. 누구보다 뜨겁게 일에 미쳐 있던 그 시절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처럼.
온도에 따른 감각이 그러하듯,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역시 상대적이고, 혹은 절대적이다.
사소하고 작은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은 지극히 상대적이고,
그러므로 결국 태도가 전부라는 사실은 늘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