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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Feb 27. 2020

#_우리는 역사의 한순간을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코로나19(COVID-19)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되어 2개월이 지난 지금 전세계로 확산된 상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가 1년 내에 전세계 인구의 40~70%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 더욱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평범하던 일상은 점점 사라지고, 불과 몇 주만에 우리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사람들과 자유롭게 만나는 행복마저 잃어버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라는 것은 그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할 때 우리가 걱정하는 것만큼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오히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낳은 이차적인 행동의 결과물이 우리에게 더 큰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확히 그 두려움의 실체를 이해해 보고자 한다.


먼저 코로나는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떻게 전염되는지 알아보자.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파력은 사스보다는 낮지만, 메르스보다는 높다고 한다. 전염경로는 감염자의 침(비말)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이루어진다. 이것을 비말감염이라고 하는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 등의 작은 물방울에 바이러스가 섞여 나와 타인에게 전염되며, 이동거리는 통상 2m로 알려져 있다.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한다.


다음은 치사율이다. 

중국의 확진자 4만 4672명 중 사망환자는 1023명으로 전체 치사율은 2.3%다. 연령대별로는 60대는 3.6%, 70대는 8% 80대이상은 14.8%로 평균보다 높았고, 50대는 1.3% 40대는 0.4%, 10대~30대까지는 0.2%이며, 아직 9세이하의 아이 중에서는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이는 2009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신종플루(세계 1.2%/국내 0.24%)보다는 높고, 2012년 메르스(세계 37.1%/국내 19.3%)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치다. 결론적으로 고령자나 면역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설령 확진이 되었다고 해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면역력이 높은 사람의 경우 병이 걸리고도 큰 증상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폐렴이라는 병이 감기처럼 가벼운 병이 아닐 뿐 아니라 아직 확진자들 중에 완치자 숫자도 미미하고 발병 후 후유증등도 의심해 봐야하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조심하는 편이 좋다.



마지막으로 예방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비말감염(기침,재채기로 인한 침의 노출)이 되는 전염병이므로 마스크를 쓰는 게 무척 중요하다. 당연히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KF80이나 94마스크가 당연히 좀 더 효과가 높겠지만 일반마스크도 상당부분 침을 막아주기 때문에 상당부분 효과가 있다. 나를 위해서라도 타인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예의가 되고 있는 시기다. 참고로 KF80은 황사용, 94와 99는 방역용으로 사용되므로, 평소에는 일반마스크나 KF80을 쓰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나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 등에는 94이상의 마스크를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손씻기가 중요한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테고, 더 중요한 것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감염되는게 아니라, 손에서 눈,코,입으로 전달되어 감염되기 때문이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 및 세정제와 물을 통해 30초 이상 충분히 씻으라고 권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팩트체크다. 다음은 팩트를 넘어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논의해 볼까 한다.

전염병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문재인 정부만을 지독하게 욕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슈퍼근원지가 되었던 신천지라는 교단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까? 사실 어느 한쪽말만 일방적으로 옳은 경우보다는 둘 다 어느 정도 옳다는 입장에서 살펴봐야한다. 


먼저 정부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것은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분명 서운한 일이다. 중국인 입국을 막았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양상일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려 133개국에서 중국 입국금지를 했다는데 왜 우리 정부는 그걸 못했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왜 입국금지를 안했는지 관련 사항을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언론보도와는 사뭇 다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먼저 입국금지와 입국제한에 대한 의미를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입국금지란 해당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금지하는 것이고, 입국제한은 마음대로 입국할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안전망을 통해 입국할 수 있는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중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금지를 시행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호주, 싱가포르 등 41개국이다. 우리나라는 2월 4일에 후베이성에 대한 전면입국금지를 비롯해 중국, 마카오, 홍콩에서 항공, 항만을 통해 입국하는 인원 전원을 특별입국절차(입국제한 조치)를 통해 검역 후 입국진행하고 있으며, 자가진단앱을 통해 관리하고 있었다. 심지어 자가진단을 하지 않은 경우는 입국 시 확인한 실제연락처를 통해 매일 유선연락을 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무리하게 전면입국을 금지시키는 것보다는 투명하게 입국인원을 통제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만약 나는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여러 업무상 해외를 가야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입국금지가 된다면 그건 불합리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결국 앞서 언급했던 133개국의 입국금지라는 것은 사실 41개국을 제외하고는 입국제한 국가였던 것이다. 

JTBC 뉴스 화면 인용

생각해 보자. 만약 사태 초반부터 전면적인 입국금지를 시켰으면 우한 전세기는 가능했을까? 그리고 사드사태로 인해 불거졌던 중국과의 외교적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시점에서 적절한 대응이었을까?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입국금지를 논의했지만, 실제로는 전면적인 입국금지를 시행한 나라는 없다. 그럼 그들은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서운한 부분과 실제 외교와 경제적인 사정을 고려했을 때 현명한 판단은 별개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 판단은 엄연한 선택의 문제다. 그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뀌겠지만 그것을 잘했다 못했다라고 판단하긴 좀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앞뒤 재지 않고 전면적인 입국금지를 하고 경제보복의 후폭풍을 맞았다면 그땐 또 그 문제로 비난하지 않았을까? 물론 지켜봐야할 문제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현재의 대응이 최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2월 4일 시행된 입국제한 관련 정책 브리핑과 이후 대처기록들을 꼼꼼히 읽어본 뒤에 든 생각이다.) 


현 정부가 자국민보다 중국눈치를 본다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속시원하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게 장기적으로 정말 우리나라를 위하는 일인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이 사안을 두고 지속적인 비난을 하고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정치적인 입장이 있고, 몇 달 뒤 총선이 있는 시점이라 그런 움직임이 없을 순 없다. 정책을 비판하고 찬반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지극히 정치적 프레임으로 국민정서를 몰아가는 행태는 참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비난이 아닌 합리적 비판과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대안은 없고 이슈몰이만 하는 건 정말 국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설령 정부에서 하는 정책이나 상황들이 미흡하더라도 서로 도와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는 것이 맞다. 현 정부가 하고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서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다음은 신천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자. 

현재 확진자 수나 감염경로들의 역학조사 등을 살펴볼 때 신천지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듯하다. 신천지도 사실은 피해자다. 분명 어느 시점까지는 분명 피해집단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안타까운 것은 충분히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시기에 뭔가를 숨기고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점이다. 그건 명백한 잘못이다. 그들 자신도 피해자라면 그런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되는 거였다. 자신들의 신도가 아닌가. 더 많은 감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옳다. 확진자가 1천여명에 육박해서야 신자명단을 공개하며 협조로 돌아선 것은 늦어도 많이 늦은 감이 있다. 심지어 그 명단조차 여러가지 누락된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그들은 왜 적극적인 자가격리와 확진자 물색에 소극적인 것인가? 분명 그들도 사정이 있겠지만,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핵심적인 기폭제가 된 것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그런 의심을 하고 싶진 않지만, 여러가지 정황이 분명 의심스러운 무언가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밝혀지겠지만, 그 사이 피해를 본 수많은 사람들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는 교회를 다니는 크리스천이지만, 가장 싫어하는 부류는 불교신자가 아니라, 맹목적으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자들이다. 합리적 의심이 없이는 진정한 믿음도 생기지 않는다. 신앙은 종교와 다르다. 신앙은 삶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이지, 특정교리와 특정종교만 구원받는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고 여긴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신앙심을 가지고 세상을 더 이롭게 하고자 애쓰는 사람이라면 종교에 상관없이 존중한다.


그런 관점에서 근거없이 맹목적으로 현정부를 찬양하는 사람들과 무조건 현정부의 일을 비난하는 사람들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갈등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확진자나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들 모두 사랑으로 돌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그들은 죄인이 아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된다. 다만 자신이 확진자이거나 확진자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음에도 조심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신천지를 비판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개개인의 신도들은 마땅이 보호받고, 최선을 다해 치료와 추가 확진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만, 비협조적이고 사태를 키우는 그 안의 일부 사람들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들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런 사항이 완전한 우연이 아닌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개입한 정황이나 의도적인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런 사항은 정말 엄중하게 다루어야 할 거라고 본다.


중국 우한에 있는 시민들이 잘못했을까? 어쩌면 그들이 가장 큰 피해자다. 오히려 사태를 본질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고 불투명한 정책과 일부 사실을 은폐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라고 본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도 후베이성과 저장성 입국금지를 하고 있는데, 크루즈선을 비롯해 그들이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비판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자국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인식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제대로 된 검사를 하지 않아 정작 보호해야할 자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크루즈선에서 하선하는 23명을 검사없이 귀가시킨 일화 등이 그 예다.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서도 아쉬운 게 많다. 대표적으로 마스크 관련 정책은 많이 아쉽다. 애당초 비상상황인 만큼 마스크를 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인 공급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정책이 병행되었다면 지금 일부 국민들의 실망감이 분명 이 정도까진 아니었을 거다. 사람들은 문제가 자신들의 코앞에 왔을 때 그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마스크 수급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바로 눈앞에 들이닥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와 닿는 정책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장의 사진 (연합뉴스 참조)


우리는 지금 역사의 한순간을 지나가고 있다.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할는지 모른다. 지금 상황만 보면 우리나라의 확진자가 많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것이 무척 잘못된 현상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정부와 지방자체단체들의 적극적인 대처와 투명한 정보공유는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현 상황에서 정부의 대처나 방향성에서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건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 혹은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언급해서 불거진 일시적 감정인지도 모른다. 냉철하게 살펴보면 지금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안다. 지난 역사에서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은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편가르기를 할 때가 아니라, 다같이 서로 도와 힘든 상황을 이겨내야 할 때라는 점이다. 그런 믿음으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많은 의료진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힘내세요! 대한민국 의료진!



* 표지 사진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홈페이지 캡쳐화면

* 본문 이미지 : KBS, 질병관리본부, JTBC, 연합뉴스 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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