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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r 17. 2023

#_내가 머무는 공간이 곧 나다

공간을 정복하는 법

정신없이 살 때가 많았다.

뒤돌아 보면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뭔가 계속 바빴다.

그렇게 알맹이 없이 바쁜 날들은 사실 내가 '나'를 잃어버리고 산 날이다.

좋은 인생은 생각보다 심플하다.

내가 가장 원하는 삶을 명확하게 정하고, 

그 삶을 살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나열된 일들을 당장 해야 하는 일부터 장기적으로 해야 하는 일까지 기간별로 분류하고,

매일 그렇게 정한 것을 실천하면서 살면 된다.


정말 그렇게 단순할리 없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천해 보라.

손해 볼 건 없지 않은가? 딱 30분이면 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나 포함)이 이 30분에 도달하기 위해 30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고, 늘 세상이 규정해 놓은 막연한 성공을 동경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막연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스스로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시간을 갖기 힘든 이유 중에 가장 큰 부분은 자신이 머문 공간의 문제일 수 있다.



자신이 머무는 공간이 위와 같다면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무언가를 하고 싶기는 할까?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을 느낄 테고, 나처럼 정리에 대한 약간의 강박이 있는 사람이라면 빠르게 치워버리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릴 것이다.


현재 사이책방의 작업실과 독서공간


위 사진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사이책방의 작업실과 독서공간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강의를 하기에 최적의 공간을 구상해보았고, 적절하게 배치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책상 뒤에도 책장이 있었데, 단순 효율(책에 대한 접근성)은 높은 반면 본질적인 효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 같아서 지금은 없앴다. 우선 지금은 바로 손에 닿는 위치에 책이 없어도 알아서 잘 찾아서 읽는 습관이 생겼고, 책을 찾기 위해 책장을 이리저리 찾아다니며 걷는 동안 오히려 더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내가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따라 공간을 규정하고 그 공간에서 최선의 효율이 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면, 그 공간에 머무는 시간 동안 얼마나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지금 내 공간은 내가 원하는 삶으로 가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당신이 살고 있는 방이 당신 자신입니다.


마쓰다 마쓰히로 작가의 <청소력>이라는 책에 있는 말이다. 이 말은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내가 머무는 공간이 곧 나다"라고. 


공간의 힘은 세다. 그리고 사람은 공간에 정복당해 살 수도 있고 공간을 정복하며 살 수도 있다.

공간을 정복하면,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한꺼번에 내가 머무는 공간 전체를 바뀌긴 쉽지 않다. 대신 5분~10분 정도 잠시만 짬을 내서 책상부터 정리해 보자. 바닥이 어지럽다면 바닥부터 정리해 봐도 좋다. 

모든 정리의 시작은 "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만약 치우지 않은 쓰레기가 있다면, 당장 버려라.

버리는 것만 잘해도 정리의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다음으로 정리를 효과적으로 하는 꿀팁 중 하나는 사이즈가 '큰 것부터 하라'는 것이다. 만약 아직 침구정리가 안되어 있다면, 이불부터 정리하고, 옷이 널브러져 있다면 옷걸이에 걸어서 옷장에 넣고, 노트북이나 책, 프린트물이 보이면 원래 놓는 장소로 옮겨 놓으면 된다.

원래 놓는 장소가 없다면, 바로 정하면 된다. 길게 고민할 필요 없다.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단, 안 보이는 곳에 쑤셔 넣으면 절대로 안된다. 그건 정리가 아니다. 나중에 더 큰 에너지 소모와 시간낭비를 낳기 때문이다.

당장 자리를 못 찾은 물건들은 우선 잘 보이는 곳에 한데 모아 놓고,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


1) 불필요하면 버린다.(정리) 

2) 필요하면 알맞은 장소에 배치한다.(정돈) 

3) 버리긴 아까운데 내가 쓰지 않을 물건은 팔거나 '나눔'한다.(당근)


이렇게만 정리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질 것이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내가 머무는 공간을 사랑할만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곧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루 정리한다고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쯤 확실히 느껴보는 것은 필요하다. 좋은 공간, 내가 머물고 싶은 공간, 그런 공간을 외부에서 찾기 전에 먼저 지금 내가 서있고, 앉아있고, 잠자는 공간을 보다 쾌적하게 바꿔보길 바란다.

그것을 시작으로 당신이 머문 공간은 점점 좋아지게 될테니까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공간의 힘은 세다.

공간을 정복한 사람만이 시간을 지배할 수 있다. 로마가 정복한 땅 위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 로마의 역사 중 일부로 기록된 것처럼 말이다. 우리 역시 저마다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머무는 방 하나 조차 정복하지 못하면서 왜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느냐고 불평할 필요는 없다.

묵묵히 지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부터 개선해나가면 된다. 그뿐이다.



*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마쓰다 마쓰리로의 <청소력>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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