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
이 비 속을 하염없이 걷고 싶네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 혼자 종이 앞에서 끙끙대던 시간들이 있었어요.
그렇게 시간을 깔고 앉아 있어 봐야 머리만 아프고, 커피만 축나고, 뒷목만 아파왔어요.
이제는 잘 쓰겠다는 마음은 내려놓았습니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는 건 그냥 욕심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담담히 책을 펼쳤습니다.
읽다 보니 더 좋은 문장들을 발견하게 되고, 더 좋은 책들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어느 순간, 책 속에서 문장의 소나기를 맞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젖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렇게 나를 좋은 문장 속에 끊임없이 던져 넣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역시 그런 문장들 사이에서 아직 쓰이지 않은 문장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욕심내진 않습니다. 그냥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내게 와닿은 어떤 문장에서도 1g의 욕심조차 발견할 수 없었거든요.
'욕심'이라는 불순물을 다 걸러낸 독자를 위한 '진심' 100%만 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멋진 문장을 쓰진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좋은 문장들을 만나고 있답니다.
어쩌면 멋진 문장 같은 거 쓰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내가 담긴 문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이미 내 마음은 좋은 문장에 흠뻑 젖어
더 이상 비를 맞는 게 두렵지 않거든요.
이 시원한 소나기 속을 깔깔대며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