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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un 02. 2023

#_나를 사로잡는 '순간'들

시간순삭 주의, 포레스텔라 입덕주의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일이 많은데요. 알고리즘의 신기한 점은 제가 좋아할 만한 영상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서 추천해 준다는 것입니다. 최신 노래 몇 개를 찾아 듣다가 제가 좋아하는 포레스텔라의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몇 번을 봐도 감동적이고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영상입니다.


저는 팬텀싱어 2 시절부터 포레스텔라의 노래를 정말 좋아했는데요. 어렸을 때는 발라드 음악 위주로 좋아하다가 20살이 넘어서는 팝음악에 빠졌고, 서른 이후에는 장르 가리지 않고, 좋은 음악은 클래식부터 힙합까지 골고루 즐기는 사람이 되었는데요. 그런 저의 취향의 정점에서 만난 최고의 코스요리 같은 음악을 선보인 그룹입니다.


포레스텔라가 좋은 가장 큰 이유는 크로스오버팀의 강점을 극대화한 화음과 그들의 하모니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뭐 분석은 이렇게 하지만, 들어보면 그냥 반하게 됩니다. 음악이 주는 기쁨과 가치를 가장 크게 느끼게 해주는 뮤지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곡들이 많지만 제가 좋아하는 곡, 충격받은 곡 몇 곡만 추천드려 보고 싶습니다.



1) in un'altra vita (또 다른 삶) : https://youtu.be/I5ZPj1F52Qg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혼자 맨바닥에서 자고 있는데, 베개를 받쳐주고 이불을 덮어주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힐링곡입니다. 



2) 챔피언 : https://www.youtube.com/watch?v=6mPz30ZKg7Q


싸이의 챔피언 아니고 ㅎㅎ 조수미의 챔피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원곡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포레스텔라 노래를 듣고는 한 번에 반해버렸습니다. 듣는 내내 몇 번이나 소름이 끼쳤는지 모릅니다. 역시 그들의 합창과 하모니가 너무 돋보이는 무대입니다.


포레스텔라의 멤버 구성을 보면 먼저 김연아의 남자로 다시금 유명해진 고우림은 베이스 포지션입니다. 정말 매력적인 저음을 내면서 얼굴까지 훈훈해서 눈과 귀를 동시에 호강시켜 주는 보컬입니다. 두 번째로 조민규는 일반적인 성악가와는 색깔이 다른 개성 있으면서도 단단한 보컬을 가지고 있는 테너인데요. 팀 내 프로듀서역할도 하고, 마치 코어근육처럼 모든 하모니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중심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배두훈은 뮤지컬배우 출신이라서 그런지 드라마틱한 보이스로 전체 화음을 보다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색의 보이스입니다. (갖고 싶은 목소리랄까요..ㅎㅎ) 

3 테너 시절 파바로티 역할이 조민규라면, 드라마틱한 도밍고의 포지션이 배두훈 같은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이었다가 팬텀싱어를 통해 음악에 입문한 강형호는 첫 무대에서 선보인 오페라의 유령을 혼자서 남녀 파트를 완벽하게 구사할 정도로 놀라운 카운터테너 포지션을 소화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4명의 파트가 한데 어우러져 만든 수많은 곡이 있지만, 또 한 번 레전드를 찍은 곡을 소개합니다.


3) 보헤미안 랩소디 https://www.youtube.com/watch?v=nxUASv1Z2TU


원곡도 너무 유명한 곡이지만, 정말 커버곡 중에 단연 탑이라고 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4명의 화음과 연출, 전체적인 구성 모두가 훌륭했던 무대입니다.


스틱으로 유명한 칩 히스, 댄 히스 형제가 함께 집필한 <순간의 힘>에는 이런 감탄할만한 순간이 주는 강력한 경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각본을 깨트리면 보다 풍부한 기억을 쌓을 수 있다. 서프라이즈의 저자들이 말했듯이, "우리는 뭔가가 확실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는 경험은 전혀 편안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고 공포스러울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지고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불편한 경험을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그 순간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장이 뛰고 내 몸 어딘가가 쑥 올라갔다 내려가는 알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포레스텔라의 음악이 주는 힘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4명의 멤버가 모여 혼자서는 결코 낼 수 없는 멋진 하모니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삶이란 무엇일까요? 뒤돌아 봤을 때 어떤 기억이 남아있나요? 물론 기억나지 않는 순간도 다 내 삶의 일부이지만, 우리는 결정적인 사건들을 통해 나 자신을 규정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지 않나요? 그런 결정적인 경험들을 마주하는 것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오랜만에 포레스텔라의 노래를 들으며 살아있음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내 글이, 내가 만든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강의하는 순간들이,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삶'을 선물하는 시간이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칩니다. 


마지막 보너스로 영상 하나 더 공유해 봅니다.

4) SCARBOROUGH FAIR : https://www.youtube.com/watch?v=NWo1l3w69Ng



*매일 책 속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오늘 문장은 댄히스, 칩히스의 <순간의 힘>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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