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의 맛
지친 버스가
한남대교 위를 가로지른다
볼을 스치는 바람은 달고,
마음은 쓰고, 눈가는 짜다
종일 쉴새없이 파고든
매운맛에
왼쪽 폐와 심장사이 어딘가
따끔거린다
사장이 꼰과장에게 한소리
시원하게 퍼부은 탓에
달팽이관 끝쪽이 아직도
고소하다
3시간 자고 다시
씻고 나갈 생각하니
코끝이 시큰하다
떫은 밤바람을 한껏
들이켰다 뱉었다를
반복한다
오늘도 나는 뜨거운
하루를 마신다
목구멍 안쪽 어딘가가
가만히 아려온다
인사이트브릿지 대표. 사이책방, 스티브 디자인 운영. 저마다의 꿈을 이루는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