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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처음부터 지금까지

by 변대원

입이 열리지 않아

차마 말하지 못했다


네가 있어서 고맙다고

행복하다고,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기쁨이라고


수화기 너머 들리는

너의 목소리에

이렇게 말했다


뭐 해?

출근 잘했어?

밥은 먹었어?


전하지 않으면

알려줄 방법이 없을 텐데

그래도 도통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날이 오면

조용한 카페에 앉아

햇살보다 더 눈부신

그대를 보며

아무렇게 않은 듯

말해줘야겠다


사랑한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빈틈없이


-20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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