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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Aug 13. 2023

#_여행 중에도 글을 쓰는 이유

여행 중에 만난 장면들

주말에 가족들과 짧은 여행을 왔습니다. 여행 중에는 여행만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여행 중에 글을 남기는 것은 또 다른 기쁨입니다.

오늘은 정선의 화암동굴을 다녀왔는데요. 폐광의 모습과 커다란 동굴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밖은 30도가 육박한데, 동굴 출구는 13도의 시원한 바람이 흘러나와 마치 다른 세상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동 중에 음악도 듣고, 정선 아리랑시장에 가서 생각지도 못한 꿀체험도 했습니다. 100% 진짜 꿀을 맛보다 보니 어린 시절 맛보았던 추억의 꿀맛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요즘 통 먹지 않았던 라면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저녁도 맘 편히 먹었습니다. 요즘 단식하는 과정에서 이전의 일상이 비일상이 되었고, 이번 여행에서는 두 달간 거리를 두었던 비일상이 다시 일상이 되는 경험을 합니다.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했는데, 낯선 공간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새로운 시간을 마주합니다.

책은 잠깐씩만 볼뿐, 이동 중에도 풍경에 집중해 봅니다.

여행 중에도 글을 써야 합니다. 문득 일상과 비일상이 교차하는 과정에서도 변치 않고 지속되는 행동이 정말 나를 규정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나는 무엇을 지속하는 사람인가?


아이들이 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내가 지나가듯 하는 말을 귀담아듣습니다.

딱히 뭐라고 대답하진 않지만, 함께 사는 가족이어도 보고 사는 세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여러 여행작가들의 글을 묶어 만든 책 <여행의 장면>에서 만난 김신지 작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내가 쓴 시간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걷고 쓰고 마시는 사람.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오니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공간에서 사이책방을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해야겠지만, 지금은 그저 지금 쓰는 시간에만 집중합니다. 시간을 쓰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결국 나를 만드는 하루의 재료가 될 테니까 말입니다.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고수리, 김신지 외 8명 공저 <여행의 장면>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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