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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Sep 17. 2023

#_쉿, 이 사람들 이상하다

이상하고 특별한, 그래서 소중한 인연들

여기 수업 시간만 되면 툴툴거리는 여자 한분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날 아이유를 닮았다고 해서 아이유라는 닉네임을 가지게 된 분입니다. 수업 마치고 도서관에서 또 만났습니다.

"이것 보세요 선생님, 수업이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집에 안 가고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묻습니다. 그의 솔직한 화법이 참 좋습니다. 사실 이런 분이 주변사람들에게 더 따뜻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시더군요. 제가 닉네임을 참 제대로 지은 것 같습니다. 국힙원탑 아이유 같은 매력만점 작가님이십니다.


강의 시간은 9시 30분부터인데, 9시부터 1:1로 개별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한번씩 다 상담하고, 이제 2번째 상담을 다시 한번씩 하기로 했는데요. 작가님들이 좋은 만큼 이 시간을 내어 대화하는 시간도 무척 즐겁습니다. 오늘은 J작가님이 쓰고 싶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랑스런 꼰대가 온다"라는 주제를 잡았다고 합니다. 사람도 사랑스러운데 제목은 더 찰떡입니다. 평소에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봅니다. 스스로 꼰대라고 하지만, 그의 글을 읽어보면 누구보다 가슴 속에 따스함과 낭만이 있는 분입니다. 대화나누다 보니 어느새 수업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업 때마다 한 주간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필명만큼이나 늘 밝고 온화한 표정의 뷰티썬 작가님은 시적 감수성이 풍부하십니다. 대화중에서 핵심을 파고드는 명쾌한 표현으로 좌중을 사로잡습니다. 그런 그녀의 특별한 감각은 평소에 글을 쓸 때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시끌벅적, 착착착, 조금은 아쉬운 마음 등 묘하게 단어하나로 맥을 짚어내는 능력에 감탄합니다. 


책 쓰기 반의 반장님은 이 반의 막내인데, 저와 동갑이기도 합니다. 자칭 여자 한근태라고 말할 정도로 한근태작가님의 팬이기도 한 그녀는 이미 책을 한 권 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블로그이웃과 인스타 이웃은 저보다 훨씬 많은 인싸입니다. 공무원 회계에 대해 책을 냈지만, 운동을 사랑하는 생활체육인이기도 합니다. 항상 적극적이고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도 실천하는 힘은 역시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내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서가앤필(筆) 작가님이자 서가앤핏(fit) 선생님이기도 하시죠. 반장님 덕분에 항상 제가 더 힘을 받습니다.


그 옆의 조용한 소녀 같은 분위기의 나은 작가님은 분위기 있는 미모만큼이나 풍부한 감수성의 소유자입니다. 여고생 같은 풋풋함이 느껴지는 나은 작가님은 글쓰기에 대한 약간의 부담을 느끼고 계시지만, 제가 볼 때는 아직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지 못했을 뿐 앞으로 써나가실 사람들을 설레게 할 특별한 감성의 글들이 정말 기대됩니다. 글은 사람을 닮게 마련이니까 말이죠.


나은 작가님이 소녀감성의 빨간 머리 앤 이라면, 푸름 작가님은 밝고 해맑게 웃는 앤과 닮았습니다. 자연을 무척 사랑하셔서 직접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고 주말마다 그곳에서 자연을 만나고, 자연이 주는 건강한 에너지를 수업 때도 은은히 전해주시는 분입니다. 마치 라벤더처럼 푸르고 향긋한 삶의 향기가 그의 글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글의 정원을 헤매다 나오니 소설을 좋아하시는 푸율작가님이 다양한 음식과 술이야기로 모든 분들의 침샘을 자극합니다. 생생한 묘사, 탁월한 몰입감, 짧은 글 속에서도 마치 소설 속 한 장면처럼 선명히 그려지는 그분의 글은 너무 재미있어서 무슨 연재도 아닌데, 다음 편을 기다리게 됩니다. 평범한 일상도 소설로 승화시키는 예비 소설가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한바탕 소설 속으로 빠졌다가 나오니 비채맘 작가님의 사색의 바다를 만나게 됩니다. 삶의 경험과 철학,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살아온 그녀의 유니버스에는 아픔과 성장, 도전과 희망이 있습니다. '나는 넓게 파기 위해 깊이 파기 시작했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삶으로 실천하며 살아오신 듯합니다. 그런 깊은 내공이 그녀의 글을 한 겹 한 겹 감싸며 문장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이성복 시인은 <무한화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삶을 바꾸는 대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려는 게 글쓰기예요.


당장 삶을 바꾸는 건 어렵겠지만, 글을 쓰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 나가는 시간들이 늘어날 겁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비슷합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지만,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그가 가진 특별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색깔이 있고, 고유한 삶의 향기가 있는데, 이 분들 한 분 한 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두고두고 오래 만나고 싶은 분들입니다. 강사는 저인데, 제가 더 배울게 많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쉿! 아무래도 이 모임은 이상하리만큼 특별할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들 중에서도 더 특별한 분들만 가려 뽑은 걸까요?

8분의 작가님들과 함께 펼쳐나갈 다채로운 글의 색깔이 일곱 빛깔로 다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삶의 무늬와 컬러들을 담아낼 듯합니다. 더 놀라운 건 이 분들이 모두 우리나라의 행정을 이끌어가는 공무원 조직의 팀장님이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멋진 분들이 글을 쓰고 성장하면 세상이 더 따뜻하게 바뀌지 않을까요?



* 매일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나눕니다.

* 오늘 문장은 이성복의 <무한화서>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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