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요즘 저를 힘들게 하는 몇 가지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칭으로 인해 스트레스입니다. 이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 있었지만, 아직도 저를 사칭하며 주식리딩방 등을 운영하면서 선량한 사람들에게 투자명목으로 돈을 입금받는 일당들이 있는데요. 현재 블로그와 SNS에 공지글을 올려 최대한 피해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연락 오는 모든 분들을 개별적으로 응대해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은 올렸지만, 직접 연락을 하거나 통화를 할 수 있어야 더 안심이 될 것 같아서 말이죠) 물론 경찰서 신고가 되지 않아 변호사분과 상의하여 금감원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선회해서 책을 미끼로 밴드나 그런 곳에 초대되었던 사람들, 혹 피해를 보신 분들이나 피해는 보지 않았지만 피해가 날뻔한 분들까지 신고를 권해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많은 분들이 동참해서 적극적인 조사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런 분이 없겠지만,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모든 모집은 다 가짜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그런 수익을 실제로 낼 수 있다면 자기 혼자서 얼마든지 큰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왜 다른 사람들의 돈을 투자받을까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지만, 마치 보이스피싱처럼 교묘하게 접근해서 여러 사람의 아이드로 군중심리를 만들어 동참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한 분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분도 손해를 보셨더군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암튼 이런 일들 때문에 요즘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강도가 무척 높고 예민한 상황입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전형적으로 안 좋은 스트레스입니다. 원치 않는 일인 데다가 지속적으로 자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가짜라도 그것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가짜를 마치 진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도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다음은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낭독을 하는 등의 정해진 루틴을 반복하는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위에서 언급한 스트레스와는 그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나를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스트레스인 셈입니다. 책 읽고 글 쓰는 거 좋아하더라도 때로는 글감이 없을 때도 있고, 책 읽기 싫을 때도 있잖아요. 그럼에도 매일 반복하는 것에는 힘이 있음을 느낍니다.
이번에 수업에 참여하셨던 작가님들의 책을 편집하느라 며칠간 초집중모드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했는데요. 그것 역시 긍정적인 스트레스입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뿐 아니라, 함께 한 작가님들 모두를 지속적인 성장의 길로 안내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기대합니다. 그러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원래라면 훨씬 더 긴 텀을 두고 여유 있게 보고 수정하는 식으로 해야 하지만, 11월 말에 수업이 끝나기 전에 결과물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무조건 달려야 했습니다. 어제 드디어 최종원고를 마감하고 표지시안까지 나왔는데요.
이런 형태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을 수는 없지만, 열심히 한 만큼 만족합니다. 티는 안 나지만, 고쳐야 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부분들인데,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애매할 때는 빼는 게 맞고,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설픈 부분을 덜어내려고 애썼고, 자세히 안 보면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 더 나아지는 방향이라면 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인데요. 좋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추동하는 역할 모델들, 허리 군살을 없애기 위해 체력 단련을 하거나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시키려는 시도들은 모두 '긍정적 스트레스(Eustress)', 즉 유익한 스트레스이자 성장을 위한 자극이다.
팀 페리스의 <4시간>에서 언급하고 있는 긍정적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에서는 부정적 스트레스와 긍정적 스트레스를 구분해서 부정적 스트레스는 줄이는 것만큼이나 긍정적 스트레스는 찾고 수용하는 것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척 공감이 됩니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하면 지금 내 수준에서 좋아하는 것만 하면 된다고 얄팍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성숙해 감에 따라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조언은 단순히 싫은 거 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만 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커다란 방향을 위한 하나의 핵심 전략으로써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그것을 나만의 아이덴티티로 승화시키는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는 독서(읽고 쓰는 것)가 그런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책 읽는 것이 좋으니까 책만 읽고 다른 건 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내가 하는 독서가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내가 성장한 결과물을 글과 강의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그런 소통을 통해 피드백을 받아가며 새로운 부분을 더 발전시키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버려가면서 또 한 번 성장하는 식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운동도 해야 하고,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훈련도 개발해야 하고, 사람들이 더 자신의 목표에 집중하고 그것을 쉽고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노트도 구상하는 등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위해 하기 싫은 일들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것인데요. 역시나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생기지만, 이것은 긍정적인 스트레스가 될 겁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지금 내가 받는 고통(스트레스)이 나를 더 약하게 만드는가,
아니면 더 강하게 만드는가
내 행동들을 위 기준에 따라 살펴보면 됩니다. 운동을 제대로 하면 근육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상처가 나지만, 결국 그런 과정이 더 단단한 근육을 만들어 주는 것처럼 우리 삶도 내가 성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는 아침입니다.
*나를 성장시키는 긍정적 스트레스
- 오늘 새벽독서모임이 있어서 전날 밤 피곤한 와중에도 책을 읽고, PPT를 만들었다.
- 아침 6시까지 책방으로 와야 하기 때문에 4시간 자고 일어나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
- 피곤하지만 우선 시간을 내어서 낭독하고, 글을 쓰고, 필사를 한다.
- 어제 새로 배송 온 책을 읽는다.(음, 이건 재미있는 거라 스트레스는 별로 없군요)
- 오늘 저녁 글쓰기 10주차 수업과 내일 아침 책쓰기반 마무리 수업 준비를 한다.
- 며칠간 초집중모드로 편집하느라 당이 떨어져서 며칠간 단식을 못했는데, 오늘 점심 이후에는 단식을 한다.
- 틈틈이 걷고 스트레칭하며 지금 내 몸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코어운동을 한다.
- 매일 내 목표를 100번 이상 적는다.
지금 저를 관통하고 있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들입니다. 바쁘고 힘들긴 하지만, 이런 좋은 스트레스가 부정적 스트레스를 상쇄시키고 하루를 전진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