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수많은 바람들 중에 상당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 중에 늘 거론되는 게 있습니다.
바로 독서인데요. 문제는 독서가 좋은 걸 알지만, 별로 하고 싶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또 막상해도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르니까 금방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게 바로 독서인데요.
사실 독서를 잘하는 건 핵심적인 방법 몇 가지만 활용하면 바로 터득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모릅니다. 심지어 그 방법을 활용하면 독서가 엄청나게 재미있어집니다.
내가 성장하는 걸 바로바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최첨단 AI시대에 무슨 독서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독서야 말로 여러분의 경쟁력과 가치를 급속도로 높여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제가 시키는 대로 딱 3가지만 따라 해 보세요.
일주일도 안돼서 여러분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아~ 지금까지 내가 했던 건 독서가 아니었구나!
자, 지금부터 진짜 독서하는 법 3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책을 제발 처음부터 읽지 마세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독서 고수와 하수의 가장 극명한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책을 잘 읽는 사람은 책을 처음부터 읽지 않고요. 목차를 보거나 이리저리 마음대로 살펴보면서 '자기가 가장 읽고 싶은' 부분부터 먼저 읽습니다. 반면에 독서하수들은 책을 펼치면 무조건 첫 페이지부터 꾸역꾸역 다 읽는 경우가 많고요.
읽고 싶은 부분만 읽으면 제대로 된 독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건 너무 간단하니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 보세요.^^
(예시) 책을 처음 집어 들면 표지나 뒷면에 적힌 글들을 여유 있게 살펴보면서 대략적으로 이 작가가 나한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캐치해 봅니다. 그리고 목차를 펼쳐서 소제목들 중에 가장 끌리는 내용을 찾아서 그 페이지를 펼쳐서 읽기 시작합니다.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처음부터 읽는 이유는 기준이 '나'에게 맞춰진 게 아니라, '책'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공부할 때 배웠던 독서가 그런 방식이었거든요. 책이라는 건 우리가 무조건 배워야 하는 어떤 대상이고,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모든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는 무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독서는 그 사람의 취향이나 직업,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이나 독서의 목적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그 책에 나를 맞추는 독서를 하면 재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나한테 책을 맞추면 어떻게 될까요? 마치 유튜브 알고리즘이 딱딱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나에게 보여주듯이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할 만한 책들과 작가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되고, 점점 책을 읽는 행위가 나에게 최적화되게 됩니다.
그래서 책을 고를 때 역시 당연히 타인의 추천도서나 베스트셀러 중에서만 책을 찾지 말고, 내가 궁금한 어떤 주제나 목적에 부합하는 책을 따로 검색해서 찾아보면서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중요한 건 기준을 나에게 맞추는 것이니까요.
2. 책을 제발 한번 보지 마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천천히 읽는 진짜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한 번에 제대로 보고 다시는 안 읽으려고 그럽니다. ㅎㅎ 솔직히 책 읽으면서 그런 감정 느껴보지 않으셨나요? 책을 읽고 덮는 순간 후련한 마음이 들면서, '아 다 읽었다(엄청 지겨웠네, 다시는 안 봐야지 안녕~)' 이런 느낌을 받는 거죠. 사실 저는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상당히 빨리 읽고, 대충 읽거든요. 하루에 몇 권씩 보기도 하고. 그러면 사람들이 그건 제대로 된 독서가 아니라고 생각하죠. 그 이유는 그 생각의 밑바닥에 책은 한 번만 보는 거라는 전제까 깔려있기 때문일 거예요. 저는 기본적으로 좋은 책은 2-3번 이상 재독하기 때문에 처음에 대충 읽는 건 제 기준에서는 정말 효율적인 독서라고 생각하거든요.
늘 사람을 만나는 걸로 비유를 드는데요.
흔히 그런 말 하잖아요. 사람은 1년은 만나봐야 알 수 있다고요. 그러면 여러분은 연애할 때 마음에 드는 사람이든 안 드는 사람이든 공평하게 1년씩 만났나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죠. 1년을 만나는 건 적어도 여러 사람을 만나다가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과 우선은 진지하게 교재를 해보고 나니 '와 이 사람은 정말 괜찮은 사람 같은데? 최소한 1년 이상은 만나보고 싶은데?'라는 마음이 들어서 조금 더 긴 연애를 이어가는 거 아닐까요? 책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아무리 좋다고 하는 책(어른들이 말하는 진국이라는 사람)을 만나도 나랑 안 맞으면 교재를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사귀고 있으면 될까요? 안될까요? 물어보나 마나입니다.
결국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행복해지는 사람들과 더 많은 만남을 하는 게 현명한 것처럼, 책도 처음에는 빠르게 훅훅 보면서 나랑 잘 맞는 책을 발견하면 그런 책은 두 번, 세 번 보면서 더 깊이 있는 만남을 이어가야 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왜 재독을 두려워하냐면, 기본적으로 독서속도가 느리기 때문인데요. 다시 말해 한 권 읽는데 최소 며칠 혹은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또 같은 책을 그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읽는 게 두려운 거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건 훨씬 빨리 읽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재독이 반복될수록 읽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깊이 있게 읽어내는 밀도는 더 높아지기 때문에 훨씬 더 수준 높은 독서체험들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러니 이제 예전에 좋았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다시 읽는데 마치 처음 읽는 것 같다면, 그건 그거대로 이전에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반증이 될 거고요.
다시 읽으면서 훨씬 더 빨리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더 높은 수준의 독서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겁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 책은 다시 읽고 싶은 책을 만나려고 사는 것이다.
2) 최대한 많은 책을 빨리 읽어 보고 정말 좋은 책을 발견해서 그 책과 더 많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독서가 멋진 독서다.
3. 책을 제발 눈으로만 읽지 마세요.
저는 좋은 책을 만나면 밑줄 긋고, 접어놓고, 낭독하고, 필사하고, 또다시 좋았던 문장들만 추려서 정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책을 만납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책이야 눈으로만 봐도 되지만, 연애할 정도의 책이라면 최소한의 스킨십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저는 그런 행동들이 다 독서 스킨십이라고 느끼고요. 실제로 훨씬 더 깊이 책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작가가 책을 한 권 쓰기 위해서 아무리 짧아도 몇 달, 길면 몇 년, 혹은 몇 십 년에 걸쳐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집약해서 쓴 것이 책인데요. 내가 몇 시간 동안 눈으로 대충 읽어서 그걸 충분히 이해하는 건 쉽지 않겠죠?
그러니 눈으로만 봐서는 안되고, 손을 움직여야 합니다. 저는 손으로 독서하는 방법을 3가지로 분류하는데요. 첫 번째가 적록(메모), 두 번째가 초서, 세 번째가 필사입니다. 적록은 쉽게 말하면 메모하는 것을 말합니다. 메모하고 하면 단순히 내 생각을 적어놓는 거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제가 생각하는 개념은 조금 더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하나의 독서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적어놓고, 내 마음에 든 문장에 밑줄을 긋고(주로 색연필을 활용) 내가 다시 읽고 싶은 페이지를 접어 둡니다. 이렇게 해놓으면 뭐가 좋을까요? 그렇죠. 재독 할 때 빠르게 처음 읽은 내 기억과 감정들을 소환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적록은 다 책에다가 표시하거나 기록하는 게 원칙입니다.
두 번째는 초서인데요. 그렇게 적록 단계에서 표시해 둔 좋은 문장들과 내 생각들을 노트에 옮겨 적는 과정을 말합니다. 초서란 글을 가려 뽑아서 쓴다는 뜻인데요. 초서는 별도의 노트에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렇게 직접 손으로 글을 옮겨 적으면 우리 뇌는 훨씬 더 활성화되고 그 내용을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정리되면서 장기기억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됩니다. 충분히 깊이 이해한 내용은 우리 뇌에 새로운 뉴런이 연결되면서 더 이상 잊어버릴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마지막은 필사인데요. 필사는 개별의 내용이 아니라, 책에서 제시하는 특정한 생각의 덩어리를 그대로 내가 옮겨 적으면서 책을 읽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행위 자체는 그저 책의 내용을 베껴 쓰는 것이지만, 그 행동의 목적은 옮겨 적는 거 자체가 아니겠죠. 저는 이렇게 이해했는데요. 내가 손으로 쓰면서 읽는 과정은 작가가 그 글을 쓸 때와 같은 속도로 책을 읽는다고 느낍니다. 가장 느린 독서방법이죠. 그래서 실제로 필사를 해보면 아시겠지만, 그냥 눈으로 읽을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작가의 감정이나 열정 같은 행간의 의미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손을 써서 최고의 독서경험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자, 어떤가요? 딱 3가지뿐이지만, 이렇게만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지금보다 수십 배는 더 수준 높은 독서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물론 어느 정도 독서 수준이 있는 분들은 이미 여러 부분들을 활용하고 계실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한 가지 혹시 눈치채셨을까요?
1번~3번까지 과정을 세분화해서 보면 마치 역삼각형 모양처럼 단계가 높아질수록 그 방법을 쓰는 책의 권수가 줄어든다는 사실!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죠.
1단계(속독) : 책을 가볍게 훑어보고 빠르게 읽는 단계 - 가장 많은 책, 다양한 책을 읽게 됨(마음에 안 드는 책은 과감하게 덮을 것)
2단계(재독) : 0단계에서 선별된 제대로 읽어볼 만한 책이라면, 다시 만나서 제대로 데이트를 해보는 단계
3-1단계(적록) : 좋은 부분 체크, 다시 읽고 싶은 부분 표시, 내 생각 메모 (가벼운 데이트)
3-2단계(초서) : 좋은 문장을 비롯해 나에게 의미 있는 내용들을 별도로 노트에 정리함 (진지한 데이트)
3-3단계(필사) : 정말 나에게 필요하고 좋은 책이라는 판단이 들면, 중요한 파트를 통으로 필사하면서 이해하는 과정(깊은 스킨십)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책을 거의 같은 방식으로 같은 시간을 들여서 읽기 때문에 연애가 아닌 의무로 전락하게 되는데요. 제가 오늘 설명드린 방법대로 책을 읽는다면, 그야말로 독서가 뜨거운 연애처럼 느껴질 겁니다. 읽고 싶은 책이 정말 많아질 것이고요. 만나고 싶은 작가가 자꾸만 늘어갈 거예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만나도 만나도 자꾸 만나고 싶은 것처럼 말이죠. 단순히 특정한 책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내 기준에 따라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만나면서 점점 더 내가 성장해 나가고, 내 의식 수준이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기존의 독서경험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꼭 기억하셔야 할 부분은 독서는 효율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 효율이 중요한가요? 그렇지 않죠. 효율이 중요한 단계는 아주 가벼운 단계에만 국한되고, 조금이라도 관계가 형성되면 그때부터는 효율성이 아닌 효용감(의미)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겁니다.
한 번을 짧게 만나더라도 충분한 교감이 이루어지고,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것으로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독서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 독서는 즐겁습니다.
그런 독서를 반복하면 반드시 성장합니다.
그런 독서가 바로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진짜 독서입니다.
독서 방법은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빠르게 읽기, 느리게 읽기, 정독해서 읽기, 소리 내어 읽기, 손으로 쓰면서 읽기, 메모하면서 읽기, 3색 볼펜으로 읽기, 건너뛰면서 읽기, 가볍게 훑어보기, 필요한 내용만 골라 읽기 등등.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최고의 독서법을 찾으려고 하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그저 자기한테 '최적화된 독서법'만 있을 뿐입니다.
수많은 방법들을 나의 독서 목적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 눈 딱 감고 한 달만 제가 알려드린 방법대로 시도해 보세요.
이전 방법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만큼 쉽진 않을 수 있지만, 처음 1-2주만 확실히 습관을 들이면 기대이상의 효과를 얻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