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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r 07. 2024

#_운명의 신이 당신에게 주는 힌트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살다 보면 운명의 신을 조우할 때가 있다.

몇 달간 보지 않았던 유튜브 채널의 영상이 유독 눈에 들어오고,

그렇게 그 영상을 보고 나니, 몇 달간 내가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고, 곧 출간되는 그의 책의 이야기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이 순간으로 이어지는 내가 다 인지하지 못하는 수많은 연결점이 있었을 것이다.


당장 사서 읽고 싶지만, 아직 출간 전이라 살 수가 없다. 우선은 예약구입을 해둔다.

그의 다른 책을 찾아본다. 몇 년 전에 출간한 다른 책이 있다. 

역시. 고민의 방향이 같다. 생각의 결이 비슷하다.

중고로 더 싸게 구입할 수도 있고, 총판을 통해서 도매가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가까운 교보문고에 재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책을 사러 갔다.

그렇게 굳이 몇천 원 더 비싸게 주고 책을 사 왔다.

예약구입한 책도 마찬가지다. 며칠만 기다리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다.

아니 그래선 안된다. 그건 운명의 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아직 책을 읽지 않았지만, 이미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다.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겠지만, 이 책에서 나와 같은 것을 발견하지 못할지 모른다.

책은 진짜 보물을 책 깊숙이 숨겨두기 때문이다. 그 보물은 독자가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만 보인다.

정말 좋은 책들이 많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보물을 찾아내는 방법을 모른다.

내가 독서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책에서 보물을 찾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매우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였다.

책이라는 상품의 관점에서 모든 제품이 담고 있는 가치는 동일하다. 

그러므로 훨씬 더 싸게 구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쇼핑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굳이 훨씬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더 비싸게 책을 구매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책을 구입하는 기준이 책이 아니라,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는 그 책과 내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시간이다.

그때 최대한 빨리 그 책을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무언가를 그 시기에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기록>에 매우 비슷한 에피소드로 기록되어 있다.

평소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철학책을 '어떤 순간'에 읽고 눈물 흘리며 위로받았던 기억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그게 뭔지 잘 알고 있다. 아마 책을 정말 좋아하고, 깊이 있는 만남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 의미를 알거라 생각한다.


나는 오늘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아마 몇 년 뒤에도 오늘을 기억할 것 같다.

어쩌면 강의에서 오늘을 언급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꾸 세상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그렇게 배워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리가 없다.

나에게 세상을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인문학을 읽는 이유다. 나에 대해서 알지 못하니 그저 세상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나에 대해 온전히 알면 알수록 그런 삶은 결코 살 수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을 하나의 상품이라고 생각하고, 자꾸 명품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평범한 상품은 명품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러니 마냥 부러워만 한다.

틀렸다. 당신은 상품이 아니라, 작품이다. 그러므로 명품이 아니라, 명작이 되어야 한다.

명품은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명작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명품도 조금 비싼 상품의 한 카테고리일 뿐이다.

수량이 한정적일 뿐, 같은 모델이 여러 개 존재한다.

명작은 다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우리 각자의 삶처럼.


당신은 상품이 아니라, 작품이다.
명품이 아니라, 명작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삶을 예술로 대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물론 처음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삶을 작품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돈이 안 되는 일에 매진하고,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이 하지 않는 행동들을 하니까.

이유는 명확하다. 자기 삶을 채울 특별한 색깔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딱 원하는 그 무언가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상품은 작품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상품처럼 보고 있기 때문에 명품 같은 삶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지금 자신에게 붙여놓은 가격표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 삶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된다면, 최초 입찰가가 얼마인지에 상관없이 낙찰가는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 삶이라는 제한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그 커다란 도화지에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럴싸함에 속지 말라. 그럴싸한 가짜에 휘둘리지 말고, 진짜를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라.


자기만의 삶의 기준과 지향점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명확해질수록 시간은 내편이 된다. 

그것을 모르면 시간이 갈수록 인생이 무의미해거나 무기력해진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기준과 방향을 뚜렷하면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때부터 진짜 성장이 시작되고, 걸어가는 모든 길이 역사가 되기 시작한다.

더 이상 인생의 어떤 순간도 무의미해질 수 없다.


며칠 전에 한때 제자였던 지인을 만났다. 지금은 내가 더 배울게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늘 선생님이라고 추켜세워주시는 감사한 분이다. 시간을 내어 굳이 그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갔다. 나는 그분의 삶이 작품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가 전혀 멀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위해 1인당 3만원 하는 모 식당의 코스요리를 대접해 주었다. 심지어 예약하기 위해 3인코스로 예약했다. 그녀는 1시간의 식사를 위해 9만원을 썼다. 한 끼 식사로는 비싸지만, 그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집중하는 것은 만남이 주는 그 순간의 '가치'일 테니까. 


그건 그녀 역시 내가 작품의 삶을 사는 사람임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자신의 삶도 작품으로 만들어가길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필요한 책을 선물해 주었고,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또 한 권의 책을 더 선물했다. 그게 어떤 의미가 될지 알지 못한다. 나는 그저 그 순간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이다.

여담이지만, 식사 후에 커피도 그녀가 산다고 해서 기꺼이 그러시라고 했다. 나는 그녀의 환대를 충분히 만끽하고 내가 줄 수 있는 다른 가치를 선물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글은 당신에게 운명의 신이 주는 힌트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예술이다"라는 뻔한 클리셰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더 좋은 상품이 되려고 애쓰는 삶에서 벗어나,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 되어라.


나는 책을 통해 내 삶이 작품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여 책을 읽는 방법을 강의한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을 뒤집어 주는 일을 한다.

독서법이나 글쓰기라고 포장되어 있지만 그 실상은 상품 차원에 머물러 있는 삶을 작품 차원으로 바꿔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 역시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쓸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시간이 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오늘 내가 특별한 책과 작가를 만난 것처럼 말이다.


중요하니 마지막으로 한번 더 설명하겠다.

낮은 차원에서 보이는 자본주의의 세상은 스펙과 효율성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갈수록 가치는 효율성이 아닌, 희소성으로 평가된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이상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효율의 끝판왕이 등장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우려한다. 당연하다. 효율로 평가되는 상품의 차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AI가 증명해주고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더 빠르게 쫓아가려고 애쓰기 전에, 내 삶을 어떤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평범한 인생은 짧지만, 예술로 사는 인생은 길다고.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은데 왠지 마음만 급하다면, 잠시 멈추고 이 질문부터 답해보길 바란다.


당신은 어떤 작품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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