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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글이 내 손을 잡을 때

by 변대원

그대의 글을 만났다.

잠시 만났을 뿐인데,

가만히 내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손을 잡아 주었다.


따뜻하다.

문장 속 온기가 전해진다.

그러더니 나를 끌어안고 등을 천천히 토닥거린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르르 눈을 감으니

어느새 햇살이 쏟아지는 어느 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새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글은 여전히 내 손을 잡고 있고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곳을 둘러본다.


심호흡을 한다.

상쾌한 공기가 내 몸을 정화시키는 것만 같다.

어디선가 풍겨오는 꽃향기가 감미롭다.

살짝 풀잎 향기도 아른거린다.


그대의 손을 잡고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흩어지다 또 잠시 머문다.

찬란한 빛의 입자들이 사방을 맴돈다.


오늘도 함께 걷는 이 길이

벅차도록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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