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내가 가장 부러워할 오늘
어느덧 사십 대 중반을 넘어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 말과 행동 중 하나는 더 젊고 어린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일이다. 워낙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말이라, 간혹 내가 말해놓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
나는 그 나이에 무엇을 하고 있었나 생각하게 된다. 그때부터 그걸 했었어야 했는데, 진작에 그걸 공부했어야 했는데, 그 시절에 더 열심히 여행 다녔어야 하는데 등등.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들을 말하곤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내가 부러워하는 그 나이의 나도 그보다 더 젊고 어렸던 시절의 나를 부러워했다는 사실이다.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나. 다만 생각을 조금 더 펼쳐보면 이런 유추가 가능해진다.
몇 년 후, 혹은 몇 십 년 후의 나는 지금의 내 나이를 부러워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며칠 전에 어머니를 뵈었다. 어머니는 늘 나를 만나면 지금 내 나이가 얼마나 좋은 나이인지 말씀하신다. 나 역시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이라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애써 이런 글을 통해 47살의 내가 얼마나 좋은 나이인지 되새겨보려 한다.
57살의 내가 부러워할 10년 전 내가 오늘일 것이기에.
10년 전부터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일들을 최대한 많이 해놓으려 한다.
오늘은 10년 후의 내가
돌아가면 뭐든 할 수 있을 것처럼 느낄
10년 전의 그날이다.
10년은 고사하고 3~4년만 지나도 오늘을 아쉬워할게 분명하다.
어쩌면 그게 올해 12월 31일일 수도 있고.
지나고 나면 늘 이전에 더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지나고 나면 늘 이전에 더 성실하게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지나고 나면 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알면서도, 머리로는 이렇게 선명하게 알면서도
우리는 쉽게 실천하지 못한다. 그러니 알더라도 계속 상기하는 수밖에 없다.
매일매일 그 자리에 주저앉으려는 내 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오늘은 조금만 더 과감하고, 성실하고,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