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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y 08. 2024

#_'뭘 써야 하지?' 고민될 때는 준비운동부터!

글쓰기 전 최고의 준비운동

글을 쓰려고 모니터의 하얀 바탕화면을 바라보면 거의 대부분 '뭘 써야 하지?'라는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그건 아직 글을 쓸 수 있는 준비운동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니 혹시 매일 그런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글을 쓴다는 게 생각을 그저 풀어서 옮겨 적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안되죠?

심지어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도 막상 글을 쓰려면 어려워합니다.

왜냐하면 말을 할 때는 명확한 상대가 있지만, 글을 쓸 때는 명확한 대상이 없기 때문이죠.

생각해 보면 말할 때는 설령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조차도 최소한의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가 나이가 많은지 적은 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떤 옷을 입고 있고, 어떤 상황에 있는지 등등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런 여러 가지 정보들을 종합해서 그 상황에 필요한 말을 하는 거죠.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여긴 어쩐 일로 오셨나요?"


우선 둘 다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날씨)을 언급하면서 말을 붙이고,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더 깊이 있는 대화에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게 됩니다. (나이, 취향, 일정 등등)

반대로 이미 충분한 정보를 알고 있는 친한 사람은 어떻죠?

처음 만난 사람과 가지는 여러 가지 사전탐색작업 없이 바로 용건을 말할 수 있습니다.

인사는 표정이나 제스처로 대신하고 바로 다음과 같은 멘트를 던질 수 있는 거죠.


"어젯밤에 한다고 했던 일은 잘 마무리했어?"


즉, 말하는 게 글을 쓰는 것보다 조금 더 수월한 이유는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글을 쓸 때도 똑같이 해보면 어떨까요?

내가 누구에게 말하는 건지 명확하게 대상을 정해 보는 겁니다.

저는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쓸 때는 늘 제 수업에 참여하시는 수강생분들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씁니다. 대상이 명확하고 그 대상이 어떤 이야기를 궁금해할지 짐작할 수 있으므로 오늘 같은 주제를 정해서 막힘없이 쭉~ 쓸 수 있는 거죠.


이처럼 가상의 독자를 명확하게 정하는 일은 글을 쓰기 위한 최적의 상태를 준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글은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아직 뭔가 글로 내 생각을 풀어내는 게 어려운 사람들이 대상이고, 그런 분들이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바로 "아~ 도대체 뭐 쓰지?"라는 고민이기 때문이죠.


사실 저도 오늘 뭘 쓸까 똑같이 막막했었는데요.

주제를 글쓰기 분야로 정하고 대상을 떠올리니까 자연스럽게 이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된 거거든요. 신기하지 않나요?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에세이를 쓴다면,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힘든 일을 겪었을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써도 되고요.

아예 내가 실제로 아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글을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 대상을 '페르소나'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딱히 그 대상이 없다면,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타자)를 향해 글을 써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진솔하고 깊이 있는 글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내 글이 뭔가 겉돌고 있다면, 그건 내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가 명확해질수록 해야 할 말도 선명해지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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