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아무튼 심플하게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유일한 생존전략

by 변대원

나는 복잡한 사람이다.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대체로 다 복잡하다.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시간과 경험의 합이 현재 자신이므로 스스로 단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 그 무의식 속에는 수많은 복잡한 사고의 흐름과 경험적 지식이 쌓여있다.


게다가 현대사회의 복잡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서울에서 처음 지하철을 타본 사람은 거미줄처럼 얽힌 그 교통망에 놀라게 될 것이다. 지상에는 지하철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버스노선들이 있고, 길 위에는 버스보다 수십 배 많은 승용차들이 다니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교통편만 해도 이렇게 복잡한데, 수시로 울리는 스마트폰의 알람, 수북이 쌓이는 이메일, 점심 한 끼를 먹으러 지도를 펼치면 식당은 어찌 그리 또 많은지.


더 적으면 복잡해지니까 이쯤 해 두자.

이와 같은 복잡함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그 속을 살아가는 우리의 생존전략이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좋은 삶은 심플하다. 다만 오해는 없길 바란다.

심플함(Simplicity)이란 단순함(Simple)과 다르다.

'단순함'이 애당초 복잡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상태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것을 의미한다면, '심플함'은 조금 다르다. 심플함 의도적이고 세련된 방식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는 단순함을 말한다. 복잡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복잡할 수 있지만, 극도로 절제된 단순함이랄까. 예를 들면 애플의 아이폰이 터치패드를 없애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형태인 풀스크린 형태의 전화기를 만든 것이 그 예다. 겉보기에는 무척 심플하지만, 그 심플함을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집약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다 필요 없고 단순한 게 최고다'라는 식의 태도가 아니다. 세상의 수많은 복잡성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그 속에서 나만의 규칙을 발견하고,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하나씩 다듬어 나가면서 결과적으로 단순하게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삶이 어렵고도 아름다운 이유다.


이렇게 되물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상이 복잡하다면 그냥 복잡한 대로 살면 안 되나요?'라고.

매우 좋은 질문이다. 심지어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안 든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야만 한다. 다만 그런 복잡함 속에 머물다 보면 어느새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왜 그런 시기가 다들 있지 않은가. 무언가에 많이 바빠서 정작 자신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그런 시기가.


어쩌면 세상이 복잡할수록 가장 중요한 건 나라는 심플한 기준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우선순위가 아닐까 하고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더 우선에 두는지에 따라 결국 삶의 방향이 결정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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