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참 좋은 계절이다
글을 쓴다는 건 참 두려운 일이다.
늘 새로운 나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새로움이 반가운 낯섦일 때도 있지만, 마치 밤사이 볼 한가운데 생긴 뾰두라지를 발견하듯 못난 내 모습도 자주 마주하기 때문이다.
윤동주의 <자화상> 속 한 구절이 떠오른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청년 윤동주 시인이 마주했던 자화상처럼, 나 역시 내 모습이 미웠다가 가여웠다가 또 그리워지곤 한다.
그렇기에 더욱 포기할 수 없는 게 글쓰기다.
한없이 나다워지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오늘 다시 글을 쓴다.
다시 쓰며 애써 다짐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더 솔직하면 그뿐.
마치 밀린 빨래를 하듯.
내 안에 구겨진 마음의 조각들을 하나씩 곱게 씻어 널어야겠다.
빨래에 끝이 없듯, 내 글쓰기에도 끝은 없겠으나
끝내려고 쓰는 게 아니라, 끝내지 않기 위해 쓰려한다.
빨래하기 참 좋은 날씨다.
글쓰기 참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