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직면하는 고통

결혼생활이 힘든 이유 - 날 것의 나를 보게 된다.

by 사랑예찬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하고, 2019년에 개봉한

‘결혼이야기’라는 영화가 있어요.


행복했던 결혼생활과

이혼에 이르게 되는 과정,

이혼 후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과정을 그리는데,

그 영화 중 두 사람이 정말 적나라하게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 장면을 미혼일 때 봤다면 ‘너무 과장이다‘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기혼인 지금은,

앞서 표현하였듯 ‘적나라하다’ 정도에요.




적나라하다고 표현한 부부싸움은

서로 소리를 지르고, 약점을 공격하며,

상대의 말은 비꼬고, 내 상처는 확대하는 것인데,


더 인상깊은 부분은

그 싸움 후의 장면이에요.


어느 누구도 그렇게 대해본 적 없는 멀쩡한 사람들이 서로를 심하게 대한 후,

고통스러워하고 후회하는 장면이 나와요.


결혼 전이라면 그 부분을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기혼의 시각으로 보게 되니,

정말 고통스러운 거더라고요.


나도 몰랐던 내 속의 나쁜 모습을 표출하고,

심지어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배우자에게,

내 아이의 엄마/아빠에게 보였다는 것,

그것을 직면하고 고통스러워하고 후회하면서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반복적으로 사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결혼생활은 진짜 힘들어요.


태어나 성장기를 거쳐 멀쩡한 사회인이 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데,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최악의 모습까지 보이게 된다는 것,


그리고 배우자는 나의 최악의 모습,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 나오도록 자극한다는 것.


결혼을 안 했다면

우아하고 예의 바르며,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하지 않는 나였을 텐데,


나를 이렇게 만드는 결혼생활은

진짜, 힘든 거 맞아요.


그래도 한 가지,

나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한번 보게 되면

그 모습의 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한 인간으로서는 성장할 수 있다는 점,

이 점은 놓치지 않도록 해요.



이혼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고

오히려 사랑을 예찬하게 된

이혼변호사 신영은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참지 않아도 되었던 일들을 참게 되는 결혼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