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생각이 유연하면, 마음도 너그러워진다.

by 사랑예찬

불행이 찾아왔을 때,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

그 때 이 말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아들들아,

이 세상엔 나쁘기'만' 한 것은 없단다.

그러니 어려운 일이 왔을 때,

그 어려움 가운데, 혹은 뒤편에 있는

괜찮은 것들을 찾아내보길 바란다.


엄마가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를

들려줄게.



엄마는 학부를 졸업하고,

만 2년을 백수로 지냈어.

참 힘들고 어려웠던 때였지.


성적우수상을 받고 학부를 졸업했지만,

졸업하면 당연히 그럴 듯한 회사에 들어가리라 생각했지만,

그 기대와 예상은 모두 빗나가

만 2년 간

한없이 어둡고 무서운,

또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는

동굴과 같은 곳에서 지냈어.


엄마보다 성적이 낮아도

대기업에 척척 입사한 사람들을 보았고,

엄마 스스로의 마음을 더욱 불행하게

비교를 하기도 했지.


아, 엄마는 뭐가 부족해서, 뭐가 없어서

안 되는 구나.

패배감, 무력감, 실패감을 만끽하고,

탈락에 익숙해졌단다.



만 2년이 흘러 작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입사했다는 기쁨도 잠시,

말도 안되는 근무환경과 상황에

건강이 상하는 지경에 이르렀어.

결국 6개월만에 퇴사했고,

다시 무직자가 되었어.


대학 졸업 후의 20대는

색깔로 표현하면

칙칙하고 울퉁불퉁한 잿빛 회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풀리지 않는 때였어.


그러다, 로스쿨 도입 기사를 보게 되었고,

막다른 길이었기에,

두 번의 기회는 없기에,

다른 길은 없었기에

배수진을 치고 도전했지.



무직의 기간, 구직의 기간,

언제 끝날지 몰라 두려웠던,

그 깊이를 알 수 없어 무서웠던 그 동굴은

어쩌면 나쁘기만 한 일이라고 보일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왜냐하면,


그 동굴에서 엄마를 불러내

밥과 고기와 커피를 사주는 사람들의 귀함을 알게 되었고,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는 응원을 받았고,

배수진을 치고 도전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해주는 마음들을 받았고,

다시는 동굴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었고,

쉽지 않은 로스쿨 생활이었지만

동굴보단 행복하고 쉬웠기에 견딜 수 있었고,

동굴을 거쳐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유연함과 내공, 단단함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지금 동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이나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고,

웬만한 일들은 그 동굴보다 나았기에

감사할 수 있었거든.



그러니, 아들들아.

어떤 상황 속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면

그 유연함과 너그러움이

너희들의 마음과 상황을

훨씬 나아지게 할 것을 믿어도 된단다.


혹,

엄마가 겪은 동굴을

너희들도 겪을 수도 있겠지.

그 때에도,

순간의 감사를 찾아

그 동굴이 터널임을 기억해주면

참 좋겠다.


수요일 연재
이전 19화정직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