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을 가리는 기회가 된다.
아들들아, 살다 보면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의 경험이 너희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남기는 글이야.
누구나 손해를 보기 싫어해.
엄마도 마찬가지이지.
그런데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 또한
존재해.
이럴 때, 엄마는
'이왕 볼 거면 내가 손해를 보고, 화끈하게 보자.'
라고 생각했어.
엄마가 처음으로 변호사 일을 시작했던 때,
고용되었던 사무실은 사건이 정말 많은 곳이었어.
변호사와 직원 숫자는 적고,
사건은 많은 곳이었기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했지.
1년 쯤 일했을 때, 신건 배당 업무를
엄마가 하게 되었어.
대표변호사님으로부터 받은 새로운 사건을
동료변호사님들에게 분배하는 일이었고,
누구나 피하고 싶은 역할이었지.
때로는 악역을 하기도 해야 했고,
아쉬운 소리도 해야 했기 때문이야.
안그래도 이미 일이 충분히, 넘치도록 많은데
새로운 업무를 받으면 아무래도 힘이 드니까
좋은 얼굴, 좋은 말로 신건배당업무를 하는 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인 건 맞거든.
여기에서 갈림길을 만나게 돼.
신건배당업무 역시 업무니까,
배당담당자는 신건을 최소한으로 맡는 길로 갈지,
어차피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니
공평하게 나누어 볼지,
아니면 엄마가 솔선수범하여 일을 많이 맡을지.
배당업무 일을 시작해보니
사람은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어서
'공평'하게 한다는 건 꽤나 어려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고,
엄마 성격과 기질이
다른 사람에게 일을 잘 맡기진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엄마는
'어차피 해야 하고,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하자.'는 마음으로
웬만한 사건들은 엄마가 다 담당을 했어.
일을 적극적으로 맡아서 한 거지.
시간이 흐르자, 담당사건이
다른 사람에 비해 1.5배에서 2배가 될 정도로
많은 사건을 담당했어.
물론, 힘들었어.
그런데, 괜찮았어.
왜냐하면, 저 일을 계기로
동료 변호사님들의 태도를 볼 수 있게 되었고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되었거든.
어떤 사람은
'더 맡아서 해주고 있는 것 알아요, 고마워요.
다음엔 저에게 주세요.'라고 이야기했고,
어떤 사람은
'돈 더 받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까지 하고 있어요.
미련한 편이신가봐.'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었어.
어떤 사람과 인연을 이어갔을지,
너희도 알 수 있겠지?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적은데,
손해보는 상황을 겪으니 가릴 수 있게 되더구나.
그러니,
혹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그 상황만 보지 말고
그 전후의 상황까지 넒고 깊게 보아
지나고보면 오히려 좋은 길로
그 상황을 주도하는 아들들이 되길
엄마는 원하고, 바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