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노력해야 하는 이유 -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결혼에 대한 환상, 있으신가요?
어떤 사람은 결혼 후, 아이들 많이 낳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서로의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고 싶다는 환상이 있을 테고요,
어떤 사람은 그냥 결혼적령기에 만난 사람과 연애하다가 자연스럽게 결혼식 올리고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할 거에요.
저는 이혼 사건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는 줄 알았어요.
보다 더 정확히는 환상을 가지기 힘들다 생각했지요.
그저 ‘평범하게, 행복하게, 매일 웃는’ 결혼생활을 하게 되려니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굉장히 큰 환상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일단 ‘평범’한 결혼생활은 어떤 건지,
‘행복’한 결혼생활은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매일 웃는’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등등
너무나 추상적으로, 막연하게 그려왔더라고요.
그리고 시작된 결혼생활은 그야말로 현실 그 자체였고요.
아침에 일어나면 라디오 뉴스 들으며 내 몸 하나 건사하여 출근준비하고, 회사에선 내가 맡은 일만 하고 퇴근하여 다시 내 몸 하나 쏙 씻고, 간단하게 저녁 먹고 운동하고 책 읽다 잠들면 그만이었던 생활이,
아침에 일어나면 배우자와 인사하고, 뭐 먹었는지 물어보고, 안 먹었다고 하면 뭐라도 하나 챙겨주고, 먹었다고 하면 먹고 치웠지만 남은 흔적 마무리하고, 씻고 출근하면서 간단하게 뉴스 챙겨보고, 출근해서 맡은 일 열심히 하다가 중간중간 ’근무시간에도 널 생각하고 있다‘는 티를 내주는 연락을 하고, 퇴근 무렵에는 저녁 식사 메뉴를 고민하고, 귀가하면 배우자가 오기 전에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시간이 남으면 먼저 씻을 수 있고, 식사하면서 대화하고, 식사 후 각자 담당한 집안일하고, 모두 끝낸 후 각자 읽을 책 갖고 와서 읽다가 대화하다가 잠드는 생활이 되었어요.
무려 이것은 임신과 출산이 시작되기 전의 결혼생활이에요.
등장인물이 한 명이었던 연극에
한 명이 추가로 등장한 격이지요.
그것도 주인공급으로요.
미혼에서 기혼으로 오면서
쓸데 없어 보이는데 생각보다 중요한 행동요령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그게 바로 ‘티 내기’에요.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를 표현하는 건데요.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신나게 놀다 귀가할 때, 집에 혼자서 기다리던 배우자를 생각해서 신남을 적당히 덜어내는 것,
회사에서 오후 시간에 눈코뜰새없이 바빴지만, 바빠도 내 연락을 보고 웃을 배우자를 생각해 메시지를 남겨놓는 것,
저녁에 배달음식을 먹더라도 배우자를 생각해 미리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보는 것,
아침에 출근준비로 정신 없어도 배우자를 생각해 ’뭐 먹었어요‘ 신경쓰는 것 등등
꽤 귀찮고, 건너뛰기 쉬운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작은 일들이 부부 사이에 자연스러워지고,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있다는 마음이 쌓이면
씨앗이 땅에 심겨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결혼생활이 한결 부드러워져요.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결혼생활도 마찬가지에요.
작은 노력, 작은 투자가 쌓이고 쌓여
안정적인 결혼생활, 좋은 결혼생활이라는 열매를 맺게 해 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