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4

by 선율

지혜를 이루는 네 번째 기둥:

행동이 정신을 지배하는 원리 알기



공을 굴리되, 마찰력을 이길 만큼만 밀어라

'미묘한' 압박과 '부드러운' 유도는 사람들에게 자기 행동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믿음과 선호를 반영한다고 느끼게 할 수 있지만, '명백한' 압박과 '강한' 유도는 반대의 효과를 부를 수 있다. 순전히 압박이나 구속 때문에 자기가 그 행동을 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수학 문제 풀이 게임을 하면서 학생이 답을 맞힐 때마다 점수를 주어서 나중에 어떤 상품과 교환할 수 있도록 설정한 실험이 있다. 어떤 점에서 보자면 이 포상점수 제도는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에서 보자면 이 제도는 실패했다. 제로를 없애고 나자 아이들은 그 제도를 도입하기 전보다 수학게임을 더 적게 하게 됐기 때문이다. 원래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일이 점수를 따기 위해서 하는 따분한 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 발견은 행동을 추동하는 것은 자극 자체가 아니라 자극이 이해되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더 강화한다. 행동과 동기부여에 대한 유인책이나 구속책의 충격은 순전히 그것이 어떻게 설명되느냐에 좌우된다.




합리화, 너무도 인간적인 약점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무언가를 합리화할 때 그 사실을 즉각 알아차린다. 자기가 합리화하는 순간을 가장 확실하게 포착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이 같은 합리화를 할 대 자기가 어떻게 반응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전체 사회가 저지른 사악한 행위를 합리화하는 과정은 한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총체적인 차원에서 벌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정치 지도자들이나 선전 기관들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도록 부추긴다. 예컨대 희생된 사람들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됐다는 주장이나 어떤 사악한 행동이 어떤 꼭 필요한 목적에 기여했다는 주장이 버젓이 돌아다닌다. 이 두 개의 주장은 전시의 잔학 행위를 놓고 이뤄지는 대표적인 합리화이기도 하다.


전쟁 범죄로 재판에 부쳐진 수많은 사람이 과실이라기보다는 태만이라는 죄를 저지른 수백만 명이 합리화를 했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사악한 행동을 촉발하는 상황적 여러 요인을 놓고 신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책이을 부인하거나 변명하려 들지 않고, 범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온갖 힘(권력)과 제약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함을 이해하려고 한다.


조용한 영웅들

어린아이를 딱 하룻밤만 숨겨준다거나 절망에 빠진 유대인 가족에게 한 끼의 밥을 준다거나 하는 작은 행동이, 적발될 경우 죽음까지 포함하여 어떤 끔찍한 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린아이를 상당히 오랜기간 숨겨주는 등의 더 큰 헌신으로 이어졌다. 이런 식으로 그들이 감당하던 위험의 강도가 점점 높아져서, 자기가 숨긴 아이가 병에 걸렸을 때는 약을 구하려고 위험한 기차 여행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조용한 영웅들이 진정으로 그 밖의 평범한 사람들과 달랐던 점은 자기 주변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하던 합리화를 할 마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조용한 영웅들은 주변에 만연한 협소한 관점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그들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내가 만약 이 아이들의 운명을 모른 척한다면 세상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할까?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이 될까?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운 생활이 다시 시작될 때 나는 과연 떳떳하게 나를 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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