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지혜로운 사람으로 사는 것
이 방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 에우다이모니아 Eudaimonia '
자신의 삶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고 번영하는 삶이라는 느낌을 동반하는 풍요로운 감정
한 실험에서는 더 행복한 학생일수록 기각한 선택지를 낮게 평가하거나 헐뜯는 경향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장 행복한 피실험자들은 린저 토르테가 어떤지 맛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를 대지 않은 채로 호밀빵 한 조각을 선택했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대학을 깎아내리지 않은 채로, 그리고 그 대학교에 입학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친구들을 헐뜯지 않은 채로 자기가 입학하기로 되어 있는 학교에 가는 걸 기대하고 높이 평가했다.
가지 않은 길이나 기각한 선택지를 깎아내리고 헐뜯는 데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지 마라.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평가하게 되는 비교는 피해라. 현재 자기 삶에서 부족한 어떤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과거에 경험했던 멋진 시간과 과거에 누렸던 축복을 음미해라. 그와 함께, 지금 당장 느끼는 행복감에 기여할 여러 가지 경험도 찾아 나서라.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절정과 마지막 순간이다
대니얼 카너먼과 그의 동료들의 선도적인 연구가 이른바 '정점과 종점 규칙'을 입증했다.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회상할 때, 그게 고통이었든 즐거움이었든 간에 오랜 기간 기억에 남는 것을 결정하는 요소는 대개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의 각인이다. 이런 발상을 밀란쿤데라는 소설 <불멸>에서 다음과 같이 한 줄로 멋지게 포착했다.
"기억은 영화가 아니라 사진이다."
이를 쾌락을 관리하는 데 응용할 교훈은 명백하다. 예를 들어 휴가 계획을 세울 때는 더 높은 품질의 경험을 누릴 수 있다면, 그 대가로 여행 기간을 짧게 잡아도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만일 휴가의 최고 이벤트를 마지막 날 잡는다면 금상첨화라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없다면, 적어도 빠듯한 비행기 시간에 맞추려고 허겁지겁 뛰어다닐 게 아니라 여행의 마지막을 유쾌하고 즐거운 일정으로 잡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일몰을 바라본다든가 멋진 브런치를 즐긴다든가 하는 식으로. 마찬가지 이유로 유쾌하지 않은 작업을 할 때는 가장 힘들고 지루한 일을 맨 나중으로 미룰 게 아니라 먼저 해치워버리는 게 낫다. 마지막 일을 그래도 조금은 즐거울 수 있는 일로 배정하면 좋을 것이다.
파리는 앞으로 언제나 당신의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사물은 정신적 지형의 쉬편으로 치워지고 만다. 편익의 지속 효과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경험을 구매하는 것은 이렇게 정신적 지형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경향이 덜하다. 물질 구매든 경험 구매든 과거의 특정 기간(지난 1개월 또는 지난 1년, 지난 5년 동안)에 가장 의미 있는 구매가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물질 구매 보다는 경험 구매를 든다. 경험 구매가 더 만족스러웠고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었으며, '더 많은 돈을 쓴'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한다. 물질 구매와 경험 구매는 처음에는 비슷한 양의 행복감을 준다. 그런데 물질 구매의 전율은 점점 시들해지지만, 경험 구매에서 비롯된 기쁨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경험 구매는 남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마음에 품고 있는 기억 속에서, 개인적인 성취감이나 한층 고양된 자기 정체성 속에서 기쁨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한층 커진다.
경험은 그 자체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했던 휴가 경험이나 콘서트 관람 경험을 다른 사람의 경험과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경험은 또한 더 지속적인 만족을 가져다주는 경향이 있는데, 경험이 사회적인 관계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경험을 자기 혼자만 가지고 있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 친구들과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며,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콘서트를 보러 가고 하이킹을 가고 스포츠를 즐긴다. 덧붙여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보다 자기가 경험한 바를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이 공유한다. 그리고 이렇게 할 때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즐겁다.
똑같은 질문을 지혜로운 사회에 대해서도 해볼 수 있다. 지혜로운 사회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공동체 또는 사회에서는 경험 추구를 우선시하며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경험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공원, 산책길, 해변, 자전거 도로, 열린 공간 등을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루스벨트가 국립공원 제도를 주창했던 것을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는데, 소설가이자 환경보호 활동가였떤 윌러스 스테그너는 이 제도를 '인류가 창안한 최고의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행동하라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우울한 기분이 들 때는 어떤 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이 뒷받침된다. 산책을 한다든가,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든가, 꼭 읽고 싶었지만 그동안 미뤄두었던 고전 소설 읽기에 도전한다든가, 여행 계획을 세운다든가, 또는 다른 사람을 좀 더 행복하게 해줄 방안을 찾는다든가 하라는 말이다.
행복을 증신하는 것은 곧 애써 노력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이다. 단순히 물질적인 보상을 얻거나 명예로운 호칭을 부여받는 것은 변변찮은 대체물일 뿐이다. 이 역시 쾌락의 쳇바퀴에 숨어 있는 심리적 원리다.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이지만, 획득물 또는 성취 그 자체는 빠르게 낡아 뒷전으로 밀려나며,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영역에 눈을 돌리고 도전하는 데 그다지 큰 추진력이 되지 못한다. 셰익스 피어의 말처럼 "기쁨의 본질은 그 과정에 있다."
조언1) 같은 가격이라고 하더라도 물건 자체를 구매하는 것보다 경험을 구매하는 것에 좀 더 비중을 둬라.
조언2) 즐거움이든 고통이든, 어떤 경험을 할 때는 감정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지점과 그 경험이 끝나는 지점에 신경 써라.
조언3) 우울할 때는 소파에 드러누워 있지 말고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라. 물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행동이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