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
<카불, 바람에 흩날리는 도시> 다큐멘터리는 건조하다. 카불이라는 도시 자체가 흙먼지가 많이 불고 회색빛에 나무가 별로 없는 카불은 시각적으로 매우 건조한 느낌을 준다. 카메라도 자극적인 장면 없이 덤덤하게 인물의 일상을 담는다. <카불, 바람에 흔들리는 도시>를 찍은 아부자르 아미니 감독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전쟁과 테러를 수없이 경험한 아프가니스탄 사람의 시선에서 조국의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덕분에, 자폭 테러의 심각함보다는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공포스런 상황에서도 일상을 사는 인물들이 잘 보인다.
영상에는 두 그룹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버스를 운전하는 아바스 그리고 두 번째는 아프신과 벤자민이다. 아바스는 버스 기사로 빚을 내어 어렵게 버스를 장만했다. 하지만 차 할부 비용을 제때 내지 못해 버스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버스를 일부러 고장 내는 자작극을 벌인다. 갚아야 할 빚이 있어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돈을 구하는 아바스에게는 테러의 공격 못지않게 생계의 막막함이 더 걱정이다. 아프신은 초등학생인데 아버지가 테러 위협을 피해 해외로 떠나 집안 가장 역할을 대신하며 벤자민과 막내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 나이보다 성숙한 태도로 어머니 대신 장을 보고 동네일을 돕는 등 집안일을 챙긴다. "너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니?"라는 감독의 질문에 아프신은 "자살폭탄테러"라고 답한다. 아버지가 자살폭탄테러로 다리와 머리를 다치고 그의 동료가 목숨을 잃었기 때문. 자폭 테러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 그들은 덤덤히 생활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
영상을 보다 보면, 마음에 회색빛 먼지가 쌓이는 듯하다. 답답하고 세상이 이러면 안 되지 싶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답답함과 상황이 좋아지면 좋겠다는 무력한 바램.
카불이 어디에 있을까?
카불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로 443만명이 거주한다. 아래 이미지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