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review]허니랜드, 여인의 소박한 일생

2019년 EIDF 대상 수상작

by 선율
허니랜드.jpg <허니랜드> 스틸컷 | ebs 제공


마케도니아 외곽 지역, 80 넘은 노모를 모시고 사는 여인 하티제가 있다. 그녀는 전기와 물 공급 없이 불을 지펴 산다. 가전제품이라고는 직접 움직이며 신호를 잡아야 하는 라디오뿐인 그녀의 생계수단은 양봉이다. 벌을 보호하며 그들의 양식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몇십 년 째 같은 자리에서 돈이 필요한 만큼만 수확한 꿀을 시장에 내다 판다. Tamara Kotevska와 Ljubomir Stefanov 감독은 3년간 하티제 집 앞에서 텐트를 치고 살며 촛불로 빛을 비춰 400시간가량 촬영했다고. <허니랜드> 카메라에는 마케도니아 외곽 광활한 풍경과 자연과 공존하며 소박하게 사는 하티제와 노모의 모습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


조용하던 하티제의 옆집에 7남매 대가족이 캠핑카를 덜덜거리며 소 몇십 마리를 끌고 온다. 계절에 따라 움직여 사는 유랑민인 후세인 가족은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자녀부터 3살가량의 어린아이까지 온종일 시끌벅적하다. 아버지 후세인은 하티제의 양봉업이 이익이 된다는 말에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수단'으로 양봉을 시작한다. 후세인은 벌이 무섭고 쏘이는 게 싫어서 꿀을 수확하기 싫다며 도망가는 아이를 협박하며 일을 하라고 다그치고 벌집을 남겨놔야한다는 하티제 말을 무시하면서 강압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양봉을 한다.


허니랜드2.jpg <허니랜드> 스틸컷 | ebs 제공


결국, 후세인은 양봉업자와 계약한 만큼 납품하고자 욕심내다가 하티제의 벌집에도 피해를 끼친다. 후세인의 벌이 하티제의 벌을 공격해서 다 죽여버린 것. 하티제와 후세인은 싸우고 관계는 틀어진다. 더해, 후세인과 양봉업자는 하티제가 벌집을 가져오는 나무까지 잘라버려 그녀의 벌을 거의 말살해버린다. '신이 벌하실 거다'는 하티제의 노모 말대로 후세인의 소는 50마리가량 전염병으로 죽고 양봉업도, 소를 키우는 일도 잘 안 되자 후세인네 가족은 떠난다.

하티제와 후세인이 양봉을 하는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후세인은 벌의 생태 주기와 계절을 고려하지 않으며 무차별하게 단순 이익만을 위한다. 하티제는 예로부터 배워온 자연의 순리대로 욕심내지 않고 지혜롭게 꿀을 취한다.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조용히 실천해나가는 하티제가 다시 벌집을 구해 오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작품은 막을 내린다. 여인의 일생, 자연과의 공존, 인간의 욕심과 그 피해까지 보여주는 <허니 랜드>.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Tamara Kotevska와 Ljubomir Stefanov 감독

2019년 제작



+마케도니아는 어떤 나라인가?

허니랜드_마케도니아.jpg


https://m.news.zum.com/articles/42893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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