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곰

by 문효광

아침은 늘 비슷한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따뜻한 빵 냄새와 은은한 커피 향, 그리고 아직 덜 깨어난 사람들의 느린 움직임. 호텔의 조식 뷔페는 그런 아침을 가장 단정하게 담아내는 장소였다.

그날도 그랬어야 했다.

사람들은 접시에 과일을 담고, 빵을 고르고, 소소한 행복을 고르듯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창가 자리에 앉아 햇살을 바라봤고, 누군가는 조용히 신문을 넘기고 있었다.

그때였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묵직한 소리, 그리고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는 곰이 있었다.

작고, 검고, 그러나 분명히 야생의 기운을 온몸에 두른 존재였다. 그것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식당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누구도 그것을 막지 못했다. 아니, 막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곰은 천천히 뷔페 테이블로 다가갔다.

사람들이 공들여 차려놓은 음식들이 그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갓 구운 페이스트리, 윤기가 흐르는 소시지, 신선한 과일들. 그러나 곰은 그 모든 것을 스쳐 지나갔다. 마치 그것들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멈춰 섰다.

커다란 유리병 하나 앞에서.

꿀이었다.

곰은 주저하지 않았다. 능숙하게 병을 붙잡고, 뚜껑을 열었다. 그 움직임은 서툴지 않았고, 오히려 익숙해 보였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방식처럼.

그리고 혀를 내밀었다.

길고, 유연한 혀가 병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곰은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꿀을 핥아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는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그저 완벽하게 충실한 본능만이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직원은 멍하니 서 있었고, 손님들은 그저 숨을 죽였다. 누군가는 조용히 뒤로 물러났고,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 이 공간의 주인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식당은 텅 비어버렸다. 사람들은 로비로 물러나, 마치 하나의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리듯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도 서두르지 않았다.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저 기다렸다.

곰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유리병 속 꿀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곰의 움직임은 점점 느려졌다. 그러나 그 만족감만큼은 점점 더 선명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인간이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낸 세계라 해도, 그것은 언제나 자연 위에 얹혀 있는 얇은 층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래에는, 훨씬 오래되고 단순한 질서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곰은 결국 병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걸어 나갔다.

남겨진 것은 텅 빈 꿀단지와, 아무도 손대지 않은 수많은 음식들, 그리고 어딘가 조금 달라진 아침이었다.

누군가는 웃으며 말했다.

“저건… 계산은 하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말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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