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더 이상 흐르는 것이 아니라, 버티고 있었다.
수면 위로 부서진 빛이 번졌지만 그것은 햇빛이 아니라 공장에서 밀려 나온 희뿌연 연기의 잔여였다. 네 개의 굴뚝이 하늘을 뚫고 서 있었고, 그 끝에서 흘러나온 검은 숨이 구름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강물은 그 아래에서 점점 더 느려졌고, 결국에는 흘러가는 방향조차 잊은 듯 보였다.
남자는 강가에 서 있었다.
등 뒤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다. 과하게 단정한 원뿔의 형태,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린 장식들, 유리구슬과 리본, 그리고 아직 풀리지 않은 포장지들이 나무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기쁨일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그것들은 너무 밝았다. 밝아서, 오히려 아무것도 비추지 못했다.
발치에서 물이 찰박였다.
그는 시선을 내리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보게 되었다.
물고기들이 떠 있었다.
하나, 둘이 아니었다. 작은 것부터 손바닥만 한 것, 팔뚝 길이만 한 것까지 뒤집힌 배를 드러낸 채 물결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살아 있을 때는 그렇게 재빠르게 흩어지던 것들이, 지금은 서로를 밀어내지도 못한 채 한곳에 고여 있었다. 입은 벌어져 있었고, 눈은 흐릿했다. 물은 그들을 떠받치고 있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지켜주지 못하고 있었다.
남자는 문득 손을 움켜쥐었다.
어릴 적, 그는 이 강에 들어갔었다.
허벅지까지 잠기는 물속에서 발을 헛디디며 웃었고, 손으로 물을 퍼올리면 투명한 냄새가 났다. 물고기들은 그때 너무 빨라서 잡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잡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손을 뻗으면 사라지는 그 속도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그 기억은 정확했다.
그래서 더 잔인했다.
뒤에서 전구가 켜졌다.
트리에 달린 작은 전등들이 순서도 없이 반짝이며 빛을 흘렸다. 노란빛과 하얀빛이 섞여, 마치 축복처럼 퍼졌다. 그 빛은 남자의 어깨를 스쳤고, 물가까지 길게 늘어졌다. 그러나 거기서 멈췄다. 더 이상 가지 못했다. 물 위에 닿자마자 부서졌고, 금세 희미해졌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저 빛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덮고 있는지.
바람이 불었다.
굴뚝에서 쏟아진 연기가 조금 더 낮게 내려앉았다. 강 위를 스치며 지나갔고, 물고기들의 몸 위에 얇게 덮였다. 마치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덮어주는 것처럼.
남자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존재로.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빛나는 것과 가라앉는 것은 언제나 함께 있었고,
누군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무엇의 계절은 이미 끝나버렸다는 것을.
강은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아무도 축하받지 못한 죽음들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