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트레스 아카이브(Stress Archive)
(Stress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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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라는 포장
인간을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으로 나눈다면 나는 게으른 편에 가깝다. 게으르다고 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계획이란 것이 마감일 직전에 촘촘히 세워져 있는 것이 문제이다.
원래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고등학생 시절에는 스터디 플래너를 끼고 살았고,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다음 날 계획과 합쳐서라도 끝내려 아등바등했다. 그만큼 철저했고, 자기 관리도 잘 되는 편이었다.
이랬던 과거를 뒤로하고 게으름이라는 길을 택한 건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대학에서 배우기 시작하면서였다. 꾸준히 하는 만큼 효과가 좋았던 공부와는 다르게, 디자인은 매일 작업해서 어느 정도 결과물을 만들었더라도 마감일 하루 전에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수정해야만 했다. 더 좋은 안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결과물을 택하는 것은 로또 당첨 번호의 마지막 하나를 알게 됐는데 귀찮으니 대충 적자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마감일 하루 이틀 전 계획만 꼼꼼하게 세울 뿐 그전까지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생각을 깊게 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런 나를 볼 때마다 동생은 게을러 보이니 뭐라도 하라며 핀잔을 주곤 하지만, 나의 변명은 늘 한결같다.
난 완벽주의자라서
완벽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진
작업하기 싫거든?
안녕하세요, 리타입니다. 작년 9월 28일 이후로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처음 글을 게재하겠다고 생각한 건 첫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픈 마음에서 비롯되었는데, 회사 특성상 야근이 많다 보니 글 쓰는 것도 어느샌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던 일이 저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니 글 쓰는 게 예전처럼 즐겁지 않았습니다.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글만큼 저를 저답게 만드는 게 없던 것 같았습니다. 멀리한 만큼 더 서툴러졌지만 다시 한번 '꾸준하게'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겐 제 이야기가 위로이자 공감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계속 써 내려가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나의 스트레스 아카이브'는 매주 일요일 저녁 7시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