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라는 포장

나의 스트레스 아카이브(Stress Archive)

by 리타

나의 스트레스 아카이브

(Stress Archive)


08
완벽주의라는 포장




인간을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으로 나눈다면 나는 게으른 편에 가깝다. 게으르다고 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계획이란 것이 마감일 직전에 촘촘히 세워져 있는 것이 문제이다.


원래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고등학생 시절에는 스터디 플래너를 끼고 살았고,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다음 날 계획과 합쳐서라도 끝내려 아등바등했다. 그만큼 철저했고, 자기 관리도 잘 되는 편이었다.


이랬던 과거를 뒤로하고 게으름이라는 길을 택한 건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대학에서 배우기 시작하면서였다. 꾸준히 하는 만큼 효과가 좋았던 공부와는 다르게, 디자인은 매일 작업해서 어느 정도 결과물을 만들었더라도 마감일 하루 전에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수정해야만 했다. 더 좋은 안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결과물을 택하는 것은 로또 당첨 번호의 마지막 하나를 알게 됐는데 귀찮으니 대충 적자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마감일 하루 이틀 전 계획만 꼼꼼하게 세울 뿐 그전까지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생각을 깊게 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런 나를 볼 때마다 동생은 게을러 보이니 뭐라도 하라며 핀잔을 주곤 하지만, 나의 변명은 늘 한결같다.



난 완벽주의자라서
완벽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진
작업하기 싫거든?





안녕하세요, 리타입니다. 작년 9월 28일 이후로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처음 글을 게재하겠다고 생각한 건 첫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픈 마음에서 비롯되었는데, 회사 특성상 야근이 많다 보니 글 쓰는 것도 어느샌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던 일이 저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니 글 쓰는 게 예전처럼 즐겁지 않았습니다.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글만큼 저를 저답게 만드는 게 없던 것 같았습니다. 멀리한 만큼 더 서툴러졌지만 다시 한번 '꾸준하게'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겐 제 이야기가 위로이자 공감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계속 써 내려가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나의 스트레스 아카이브'는 매주 일요일 저녁 7시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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