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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by 가이아

설거지 하며 만화영화 주제가를 흥얼거리다가 (1) 순간 오싹해졌습니다. 간만에 가사를 찾아보고 (2) 엄청난 모순을 발견했죠. 그리고 (3) 심히 부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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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 제트

우리들을 위해서만 힘을 쓰는 착한 이

나타나면 모두 모두 덜덜덜 떠네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 모두 비켜라

마징가 쇠돌이 마징가 제트


옳은 일 위해서는 있는 힘 다바쳐서

목숨걸고 싸우는 마징가 제트

마음 나쁜 무리들아 얼마든지 덤~벼라

어려움을 당할수록 기운이 솟네

힘세고 인정 많은 로봇트 용사

정의는 이기리라 이기고야 말리라

장하다 쇠돌이 마징가 제트"


(1) 순간 오싹해짐: 1절의 내용 중에서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라" 저 부분을 열심히 따라부르곤 했었는데... 너무 무섭지 않습니까? 목숨이 아깝거든 비키라니... 비켜야죠 뭐.


(2) 엄청난 모순: "목숨이 아깝거든 비켜라"라고 소리치면서 2절에 보면 "힘세고 인정 많은"이라니. 안비키면 절단낼 것처럼 말하다가 갑자기 '저는 인정이 많거든요'하는 거, 너무 모순되지 않습니까?


(3) 부럽다 부러워: 마징가 제트는 "어려움을 당할수록 기운이 솟"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거 너무 부럽지 않나요? "인생은 고해니라." "와, 점점 기운이 나요!" 뭐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다음 논문은 <80-90년대 만화영화 주제가 가사에 나타난 메타포와 이데올로기 분석: 이항대립을 중심으로>으로 가겠습니다.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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