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서 구독 서비스에 대한 제언 (혹은 막던지기)
나의 독서관과는 배치되는 생각이지만 순수히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
내가 대형 전자책 유통 회사라면 정액제 도서구독 서비스에서 '책'을 단위로하는 영역과 '책의 일부(하이라이트)'를 단위로 하는 영역, 또 책의 '펀치라인'만을 모아놓은 영역 등을 분화해서 서비스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책을 기반으로 '텍스트 유튜브'를 만드는 것인데,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들을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마르크스의 펀치라인들", "철학사의 하이라이트", "박완서의 결정적 순간", "드러커 10분만에 톺아보기", "여성 SF작가들의 새로운 세계관" 같은 코너가 생겨나는 것. 물론 작가들의 유사성(affinity) 네트워크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채널로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
구독자는 특정한 부분이나 인상깊은 구절을 읽고 흥미가 생기면 책 전체를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일부러 '독자' 대신 '구독자'라는 말을 썼다.) 나아가 특정 '하이라이트 보기'에서 종이책 구매 링크를 타고 실제 구매가 이루어질 경우 종이책 서점과의 제휴를 통해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을 만들 것이다.
이런 모델을 확대하면 (구)독자들이 자신만의 큐레이션을 만들어 채널을 만들고 다른 독자들에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도서구독 서비스 내의 일정한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있는 모델이면 헛발질이지만) 이런 모델을 만드는 게 단순히 책 전체를 단위로 서비스하는 것보다 나아 보인다. 책을 잡으면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다 읽는 습관이 든 구식 인간이지만, 변화하는 리터러시 지형에서 이런 시도가 어떨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