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No.4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네 번째 나무는 느티나무입니다.
이름은 알지만 얼굴은 모르는 사이.
저에게 느티나무가 그랬습니다.
백패킹이나 하이킹 중에 지나치는 시골 마을에서
한 그루쯤은 꼭 보호수로 만났었지만
정작 생김새는 기억하지 못하는 나무가 느티나무였습니다.
학명은 Zelkova serrata MAKINO
마키노라는 식물학자가 붙인 학명입니다.
세라타는 '톱니가 있는'의 뜻입니다.
잎 가장자리를 보면 톱니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수피입니다.
대부분의 나무는 나무의 겉 피부인 수피에 세로무늬가 있습니다.
느티나무는 가로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천 년 이상 오래 사는 나무가 10여 그루 이상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나무입니다.
다 자라면 35미터까지 자라고 지름은 거의 3미터입니다.
수많은 왜란과 한국전쟁까지 겪고도 이 정도의 숫자가 남았다고 하니
얼마나 신성시되는 나무인지 짐작이 갑니다.
느티나무는 곧고 가지가 울창한 나무입니다.
볕과 물을 좋아해서 중부 이북 지역의 대표적인 정자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부 이남의 대표 정자수는 팽나무입니다.
서울숲의 느티나무는 지방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보호수들과는 어쩐지 다른 모습입니다.
키도 크고 가지도 제법 울창하지만 도시가 적성에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식물도 사람도 제 자리에 있을 때
그 존재가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당신은 지금 제 자리에서 뿌리내리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