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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kind Nov 07. 2020

사실 낭만적이지 않은
마로니에 나무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No.7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일곱 번째 나무는 칠엽수입니다.


90년대 후반 어느 가을에 길거리를 가득 채우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칵테일 사랑'이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그 노래를 부른 아티스트의 이름과 같은 나무가 있습니다.


대학로 공원 이름이기도 한 마로니에입니다. 

정식 이름은 가시 칠엽수 또는 서양칠엽수입니다.


학명은 Aesculus turbinata Blume.

영어 이름은 horese chestnet.


대개 공원에 있는 녀석들은 흔히들 마로니에라고 부르지만 가시 칠엽수가 아닙니다. 

일본 칠엽수로써 영어 이름이 japanese horese chestnut.입니다


영문명 그대로 번역하면 일본말밤나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파리가 7개인 나무라 해서 칠엽수라 부릅니다. 

열매는 일반 밤처럼 알이 토실토실 열립니다. 

윤기가 번들번들해서 먹음직스럽지만 탄닌 성분이 많아 

식용에 적합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주워 먹으면 이승과 영구 비대면 할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마로니에는 가시 칠엽수를 말합니다. 

일본 침엽수와의 큰 차이는 열매 겉껍질에 가시가 있고 없고입니다. 

우리 주변의 마로니에 나무라 불리는 가로수들은 

대개 일본 칠엽수로 대학로의 마로니에는 경성제국대학시절 일본인 교수가 심었다고 합니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진짜 마로니에가 없다는 이야기가 돌자 

나중에 가시 칠엽수를 옮겨 왔다고 합니다.


진짜 마로니에인 가시 칠엽수는 알고 보면 우리와 제법 오래전에 인연을 맺었습니다. 

덕수궁 석조전 뒤편에 있는 거목들이 어느덧 100년의 시간이 지나 

한국 1호 마로니에 나무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마로니에 나무가 칠엽수라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대부분의 마로니에가 일본 칠엽수로써 엄밀한 의미의 마로니에가 아니란 사실에 

두 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장 놀란 것은 

마로니에 나무는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파리도, 나무 생김새도, 나무의 역사도

무엇하나 낭만적인 구석이 없었습니다. 


편견이 한 번 박히게 되면

그것을 의심하고 뒤집으려는 생각을 못하게 됩니다.


어쩌면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 마로니에처럼 

누군가를 너무 좋게 생각하고 있거나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로니에 나무 같은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주변을 꼼꼼히 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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