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연희동이 젠트리피케이션에 대처하는 자세
연남동 기차길이 공원으로 뒤바뀌면서 소위 기차길 옆 오두막이 부동산 대박이 터졌다.
기차길 옆 오두막은 하나 둘 팔려서 멋진 카페가 되고 조용하던 동네는
소위 힙한 카페가 많은 핫플이 되면서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사람들도 북적인다.
연남동, 연희동은 이처럼 서울의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 동네이다.
이곳에서 도시재생을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의아했다.
이미 옛집들은 거대 자본의 부동산 개발자들에게 많이 팔렸을 것이고
팔린 집들은 공사가 진행되거나 어떤 구역은 옛 흔적을 느낄수도 없이
새로운 건물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신구 건물들의 사이에서 골목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래된, 다시 말해 재개발 이전의 동네에서나 주로 만날 수 있는 골목이
새로 개발중인 연남동이라는 의외의 장소에 있었다.
이곳은 건물을 지을때 건물주에게 기존 동네의 모습을 반영하여 골목을 살리자고 제안을 했다고 한다.
건물주에서 골목을 살린다는 것은 건물이 조금이라도 더 지어질 내 땅을 사람들에게
걷는 길로 내어놓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물주는 동의로 인해서 연남동 세모길 골목길 재생사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도시재생 사업은 주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중심으로 생각을 했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소프트웨어를 구현시키는 장소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 도시재생사업의 새로운 측면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도시재생 사업은 결국 사업이다.
세모길 골목길 재생사업은 건물주가 골목을 위해서 자신의 땅을 내어준 대신
건축가는 그만큼 건물주에게 건물 임대 수입으로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해당 사업은 아름답게 진행되었다.
연희동 카페거리에서 만난 건물들 또한 건물주와 건축가의 도시재생 노력의 결실이다.
건축가가 건물주를 설득해 받은 골목길 1층 한 뼘 공간은
골목길을 갤러리로 바꿔 버렸다.
건물 옆 공간도 마찬가지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조경을 진행해서 골목길에 작은 숲을 만들었다.
너무나 명확한 도시재생의 방법일 것 같다.
특히 연희동은 전트리피케이션 관련된 기사가 거의 없다.
연희동 카페거리는 아래 사거리 카페가 시초이다
아래의 첫번째 건물이 카페로 변신한 뒤 주변의 건물주들이 너도나도
카페로 건물을 새롭게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희동 카페거리 만들기는 관이 아닌 민간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마을 원주민이 중심이 되어 위 사거리 대로변 10개의 건물을 임대하여
가격 및 업종을 조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대로변이 아닌 뒷 골목도 대로변과 비슷한 임대료가 책정되었다 한다.
건물주를 설득한 비결은 결국 수익 보장이다.
위의 건물은 대로변이 아닌 카페거리 뒷 쪽에 위치해 있다.
심지어 반지하 층이다.
작은 가게지만 건물주로부터 건축의뢰를 받을때 반지하의 자투리 공간을 터서
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개방감을 주도록 제안 했다고 한다.
이러한 개방감은 접근성으로 이어지고 건물주에게는 투자대비 효과를 선사한다.
비슷한 예로 담을 트고 계단을 외부로 돌리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부담없이 들어와 보고 계단에서 사진을 찍고 간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건물주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민간도시재생은 자본가의 땅을, 건물주의 공간을 마을에 조금만 양보할 수 있는
그렇기 위해서는 개발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지역 부동산 사장님들과
건강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한다.
결국 도시재생이 성공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공급자의 욕구와 소비자의 욕구 둘 다 충족시킬 수 있는
당사자주의가 중요하다.
이해 당사자들을 빼놓고 관에서, 관에서 나온 전문가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한들
도시재생 사업은 삐걱거리기 십상이다.
도시재생은 어쩌면 갈등이나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실패하는게 아니다.
갈등 넘어의 희망과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건물주에게는 수익에 대한 미래와 희망이 보이지 않고
주민들에게는 내 아이에게 어떤 미래를 줄 수 있을것인지가 보이지 않고
또 나의 희망을 성취시켜 줄 수 있을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갈등 넘어의 희망을 모두에게 줄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골목대장들에게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