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일지Day4
오늘의 도배. 1. 졸았다. 2. 못 알아 들었다.(왜 유튜브 등을 추천했는지 납득). 3.느리다. 4. 체력이 달린다. 총체적으로 장벽에 부딪혔다. 오늘은 아침에 1시간 이르게 와서 다른 개인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면 양 일 모두 효율이 낮으니 차라리 주말로 미루기로 했다. 대신 일찍 와서 도배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설명을 들으며 꿈을 꾸었고 질문도 했는데 몽중인지 가늠이 안 갔다.(핸드폰 사진에는 남아 있네….) 투 머치 수면제의 영향인데,내일 모레 내원하니까 좀 줄여보도록 하자.
오늘은 황초배지 40장을 8장(길게), 15장(절반), 11장(온장)으로 나누어 가졌고, 운용지 4장을 반으로 접어 잘랐나(?) 그리고 부직포 2장 분량의 부직포를 제일 먼저 발랐는데, 풀에 칼집을 내서 벽에 바로 네모로 발랐다. 현장에서는 목공본드를 사용해 만드는 일조의 ‘벽체’같은 것으로 이 위에 운용지를 붙이는 건 알겠는데 과정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부직포는 물 섞지 않은 풀로 붙이며 다찌솔로 칠한다. 사실상 오늘의 일은 황초배지(심한 욕)를 다룬 것으로 일당 천장용 힘받이(이건 천장 몰딩에 딱 붙여서 이어 바르는 것 10, 풀칠을 3개를 얹어 놓고 중앙에서 오른쪽 왼쪽 오가며 바른 뒤 천장 가까이에 아뭏게나 붙여둔다. 힘받이는 그래도 끄트머리 각만 잘 맞추고, 위에서 작업하기 좋게 높은 곳에 풀칠한 황초배지를 발라두면 좋다.
보수초배. 이놈은10에다가 5를 얹어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린 철과 같은 모습으로, 붙일 때엔 반대편으로 그리고 10 도드라진 부분과 다음 부분을 10단위로 거듭 붙이는 것으로 A벽 문 모서리, B벽 합판 사이 틈, 그리고 보에다 붙였던 것 같다. 공간초배는 시간이 없어 건드리지도 못했다. 대신 30장의 애매한 직사각형으로 재단된 종잇장들을 살살 밀어서 10의 간격으로 떨어뜨리고, 그것을 반 접어 이쪽 풀칠, 저쪽 풀칠 하는 시늉만 조금 내었다. 아까 11장 온장 뜬 것은 밀착초배를 하는데 이것은 A면에 순서대로 바른다. 안에서 밖으로, 왼에서 오른으로 옮겨가는데 무엇은 그어 자르고 무엇은 이어 붙이는지 헷갈린다. 다만 “쓴 걸 다시 쓰지마!” 라는 소리를 들은 것 보면 11장으로 차고 넘치게 바를 수 있는 것 같다. 이것도 확인 해야 한다.
결국 마지막은 황초배지 시발 개새끼 같은 것으로 났고 전원 침울해졌다. 아무도 천장까지 감히 하지도 못했고, 다들 시간만 엄청나게 소요하면서 순서와 과정은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유튜브를 봐야 하는구나.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점심으로는 명란오챠즈케와 사과를 먹었다. 비교적 고기류는 사거나 접하기 쉬운데, 야채가 거의 없는 식단이라서 오는 길에 야채를 샀다. 당음료와 싸우고 있다. 아침 커피는 필수다. 가는 길에 있는 딸기 주스 집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들어갔는데 정말 맛있어서 아침에 계속 갈등한다. 역에서 내리면 그때부터 갈등 시작이다. 그리고 역을 넘어서면 그냥, 모드를 도배 모드로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다른 일들은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간을 내서 할 수 있고, 굳이 일터에 다른 일을 끌어오고 싶지 않으니까. 오늘은 사람들 모두 많이 지친 듯 했다. 순서와 갈피를 모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니까. 나도 그랬다. 그리고 이런 심리적 상태 저하는 선생이 어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정보도 찾아보고, 스위치 온 해서 조금 의욕을 찾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