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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단 Jul 14. 2021

그때는 슬펐고 지금은 아프다

파록

발등을 덮는

구두가 말했다


우리가 바닥을 알게   순전히 우연이

나는 가끔 너보다  많이 너를 생각했어

그러나 저울이나 시소 따위는 우리와 상관없지


몸을 기울이고 걷자

비스듬한 해와

여러 갈래의 그림자

당신은

여름이면

조금 웃었지

넓은 잎들이 서로를 모르고 자라다 스치듯이



파록

모두 같은 초록은 아니었어. 그렇지?

당신은 내게 색을 알려주고 싶었던 거야

내가 색맹이라 말하지 못했지만

대신

가리킨 잎사귀들이 

 다른 모양이어서 좋았어


충분해

우린 모두 나무숲에 숨었지

바람이 불어 잎이 대신 재잘거리면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였어

이름만

바뀌지 않는 이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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