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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을 지키는 관세협상

3500억 달러를 대체할 협상카드는 무엇일까?

by 구라라라

지금 한국은 경제 위기 상황이다.


중국과의 무역은 경상수지 적자로 돌아섰으며,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아직 관세 협정을 끝내지 못했다. EU와 일본은 관세 협정을 타결하고 자동차에서 15%의 관세를 인정받았지만 한국은 25%의 관세를 물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의약품, 반도체 등에서 관세가 예정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제1 수출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관세를 EU나 다른 국가들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조건으로 3,500억 달러를 현금 선납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의 84%로 사실상 현금으로 납부하기 어려운 금액이기에 협상은 아직까지 타결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국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뭘까? 3500억 달러를 내지 않고 관세 협상이 타결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펀드를 통해 금액을 지급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상 이런 여건이 되지 않는다. 협상이 어려울 때는 프레임을 다시 잡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한국의 기술력으로 협상을 요청하는 것도 한 가지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비자 문제도 따지고 보면 미국인의 일자리를 난민이나 이민자들이 뺏어간다는 피해의식에서 출발한 문제이다. 제조업의 경우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자리를 만드는데 기술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제조업 부상에 따른 일자리 위협에서 미국인의 제조 기술 및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술 협력을 맺고 선금이 아닌, 단계별 일자리 창출로 딜을 하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특정 주기마다 일자리 창출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 시, 관세를 깎아 주는 형식으로 협상을 접근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타 국가에 비해 관세가 높을 수 있지만, 현금 지급 문제를 해결하고 관세 협정을 통해 예고되어 있는 추가적인 관세 부가에 대한 대응력을 얻을 수 있다. 일본은 현금을, 한국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일본과의 불리한 경쟁을 회피하고 미국과의 기술동맹을 이어 나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실리보다도 정치적인 체면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이 미국보다 국력이 약한 것을 인정하고 어느 정도 내줄 수 있는 마음으로 협상에 들어가는 게 맞다. 한국이 국익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이번 APEC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고, 실리를 챙기는 그런 협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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