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고 1+1

뜨개 육아

by 하루


엄마도 칭찬이 좋다.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할 때, 리액션 좋은 아이들은

"우— 와— 엄마 완전 잘해— "

"우— 와—— 이게 고수의 실력이지— "

그렇게 엄마를 붕붕 띄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아이들의 하이퀄리티 호응에 홀려 종이북 도안을 그려주고, 색칠하고 자르고 테이프 붙이고.. 뭔가 조종당한 기분이지만 그래도 할 맛은 난다.





"엄마, 그거 누구꺼에요?"

"비밀인데. 만들어서 짜잔 해줄 거야—"

"힝.. 궁금한데"


바람이 차가워져 가볍게 걸칠 카디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나만 만들면 다른 한 명이 아쉬우므로 시작부터 1+1이다. 물론 두 개를 뜨지만 누구의 것을 먼저 뜨는지, 지금 엄마가 만들고 있는 것은 누구의 것인지, 아이들은 그게 중요하다. 발로도 뜰 수 있으면 좋으련만 능력이 부족하니 각각의 바늘에 실을 다 걸어놓고 비슷하게 완성되도록 두 개의 카디건을 번갈아가며 뜬다.



아들과 딸은 네 살 터울인데도 서로의 포인트를 계산한다. 간식을 먹을 때도 "몇 개 먹었어?" "난 세 개 남았어." TV를 볼 때도 여태 같이 봤으면서 "이제 내가 보고 싶은 거 볼래." 그냥 많이 보고 싶은 건가?

한 명이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몇 시간을 할머니 댁에 있었는지 확인하고 그럼 나도 그만큼은 할머니 댁에서 놀아야겠다는 아이... '네가 하면 나도 해야지' 나이와 신체의 차이, 서로의 상황이 달라도 쥐고 있는 숫자는 같아야만 한다. 이렇다 보니 하나만 뜨는 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얇은 실로 긴팔 카디건을 뜨려면 꽤 넉넉한 시간이 필요한데,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뻐근하고.. '그냥 하나 사 입지. 뭘 힘들게 떠'

맞다. 만들다 보면 사 입는 게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그럼에도 굳이 한 코 한 코 떠서 아이에게 입히는 건.. 글쎄, 어떤 마음이지? ....................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담아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서. 게다가 반응이 좋으면 뭐라도 더 퍼주고 싶지 않은가.



"엄마는 실뜨기를 잘하잖아—"

"엄마는 그림도 잘 그리고, 요리도 잘하고, 웬만해선 다 잘해—"



이렇게 부채질을 해대는 통에 손가락에 부스터라도 달고 빨리빨리 만들어주고 싶어진다. 뜨다가 여기저기 뻐근해져도 엄마의 '아이고' 소리에 아이들이 눈썹을 팔자(八)로 내리며 "괜찮아요??"

"엄마, 안마해 줄게요" 투닥투닥 두드리면 작은 손에도 힘이 담겨 이제는 제법 시원하다.



엄마가 만들어주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의 예쁜 말이 나의 실과 바늘을 움직인다.


아이들의 칭찬을 더 듣고 싶어서.


그 예쁜 얼굴을 더 보고 싶어서.



아들딸 카디건.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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