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미니백 크리스마스

뜨개 육아

by 하루


크리스마스 준비는 원래 한 달 전부터 하는 거니까. 11월부터 세상 곳곳의 반짝반짝 전구와 트리가 '선물을 준비할 때야—' 하는 알람 같다.



실제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장난감 매장의 인기 품목들은 신속히 진열장을 텅텅 비우니 비싼 가격은 둘째 치더라도 진땀 나는 성탄절 아침을 맞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찾아보고 로켓배송이든 새벽배송이든 일찍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게다가 주문 후 아이의 변심은 큰 리스크 발생으로 이어지므로 '단순변심은 안된다.' 확답을 꼭 받아둬야 뒤탈이 없다.





크리스마스에는 형님 가족과 함께 파티를 하기로 했다. 형님과 신랑은 꽤나 다정한 남매사이이다. 형님은 무던한 듯 동생을 챙기고, 신랑은 살갑게 누나 말을 잘 들어준다. 아직은 어려 틱틱거리는 우리 집 남매도 이 정도만 서로를 위하며 자라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외동으로 자란 나는 늘 형제를 부러워했다. 자매이든 남매이든 내편의 혈육이 있다는 건 넘볼 수 없는 막강한 팀 같았다. 남매를 키워보니 동생은 오빠를 보며 모든 걸 따라 하고 롤모델을 향해 당당히 사랑을 말한다. 오빠는 의무감으로 동생을 챙겨주기는 하지만 매번 자신만 양보하는 것 같아 속상함이 쌓여간다.

사춘기가 지나고 어른이 되면 '아빠와 고모처럼' 서로 의지하며 소중함을 알아가겠지.. 나 홀로 기대 중이다. 아들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표정이지만..



또 다른 남매인 나의 '아빠와 고모'는 그 시절의 풍조가 그랬듯 '무소식이 희소식'으로 살아가신다. 명절에도 고모는 엄마를 통해 인사를 전하시고 아빠와는 직접적인 통화도 안 하시는 듯하다. 그때는 다들 그랬다지만 이제는 옛말이고 나의 아이들은 팀으로 태어난 특권과 소중함을 알고 누리며 살아가기를 바람이다.





형님의 아들과 함께 세 명의 아이들을 위한 파티 준비로 귀여운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사고, 간식거리도 넉넉하게, 예쁜 사진을 위해 아이들이 입을 편한 의상까지 마련했다.

아이들은 좋겠다. 선물도 많이 받고. 아이들만 선물 받는 또 다른 어린이날 같은 크리스마스에 가족들도 챙기고 싶어 패밀리 세트로 하나 더 준비했다. '패밀리 미니백'


몸은 세월을 따라가도 마음은 여전히 나도 크리스마스가 좋고, 나도 선물 받고 싶고, 나도 예쁜 장난감이 좋다. (알겠지, 여보!!)



간식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미니백에 달달구리를 넣어 선물하고, 형님에게는 그 아들과 커플 느낌으로, 소녀감성의 어머님께는 꽃을 달아 러블리하게 만들어 드렸는데, 취향분석 실패다. 꽃은.. 부담스러우셨는지 작은 가방은 어머님 댁에 그저 그림처럼 걸리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가족미니백.jpg





낮부터 모여 푸짐하게 음식을 나누고, 달달한 케이크도 먹고, 입을 쉬지 않고 주전부리로 채우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주제가를 틀어놓고 거침없는 댄스타임을 즐겼다. 해가 저물고는 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다 같이 크리스마스 영화를 봤다.


부족할 것 없는 크리스마스였다.

아이들의 기쁨을 도모하다 보니 가족 모두가 함께 따뜻한 장면 속에 있을 수 있었다.


필름의 한 컷처럼 떠오르는 그날의 따뜻함 속엔 아이들의 웃음이 있다.



크리스마스 오너먼트.jpg









이전 12화피카츄로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