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 육아
한창 재밌었는데.. 오빠가 "쫌 쉬자"며 방으로 들어가자 딸아이는 아쉬움으로 오빠를 놓아주지 못하고 따라 들어가 다시 "오빠 놀자" 한다.
우리 집 어린 남매는 둘이 잘 노는 편이다. '현실남매'는 엄청 싸운다는 얘기를 듣곤 하는데, 우리 아이들도 하루에 몇 번씩 티격거리고 삐져서 발을 쿵쾅거리며 방으로 들어가지만, 이내 다시 세상 둘 뿐인 것처럼 재밌게 노는 걸 보면 기특하다. 대개는 딸아이가 토라져 울다가 반성과 후회로 오빠에게 미안하다며 다가가고, 아들은 '짜증 부리면 같이 못 논다'는 놀이 규칙을 다시 한번 읊어주고 못 이기는 척 받아준다.
둘 중 한 명만 있을 때는 끊임없이 엄마에게 와 '이것 보세요. 이거 주세요. 같이 놀아요.' 하기 때문에 두 아이가 잘 노는 시간이 나는 너무 다행이다.
놀다가 뜬금없이 던진 딸아이의 물음에 귀가 쫑긋했다.
딸) 오빠는 동생 있어서 좋아, 싫어?
아들) 으... 응?
딸) 당연히 그건 안 말해 주겠지. 나는 뭔지 알 거 같아. 말해주면은 내가 ○○할까 봐
스스로 '음음'이라고 무음처리를 하며 답을 말하지 않은 딸은 오빠의 어떤 답을 예상했을까.
같이 놀기는 잘 놀아도 아들은 동생에 대한 불만이 많다. 재밌게 놀다가 흥분한 동생에게 물리기도 했고, 보고 싶은 만화는 동생이 볼 수 없으니 유치하지만 동생이 볼 수 있는 만화를 봐야 하고, 원래는 혼자 누리던 엄마 아빠와의 시간이었는데 동생과 뭐든 나눠야 하는 것이 속상하고 억울할 것이다.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쌓인 감정을 엉엉 흘릴 때는 나 역시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안타까운 건 딸아이도 그걸 잘 알고 있다는 것.. 어린아이도 눈치가 있는데 어찌 모를까..
오빠가 너무 좋아 "오빠 사랑해"하며 안으려 하면 아들은 '으악 하지마' 기겁을 하며 내뺀다.
"오빠가 표현하는 걸 부끄러워해서 그래.." 딸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지만, 거절의 표현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끼는 건 너무 힘든 일이지 않은가..
딸의 마음도 아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서로가 연습 상대가 되어 팀워크를 다지는 연단의 과정이겠지.. 허나 쇠붙이를 단련할 때도 중간중간 물에 식히듯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시간이 절실했다. 아이 한 명씩 따로 시간을 내어 온전히 엄마 아빠의 시선을 받고, 양손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걸으면 아이 마음은 배터리가 충전되듯 반짝반짝 채워지는 게 보였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부모가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꽤나 큰 효과로 단시간에 일어났다.
너의 노력을 알고 있어. 이런 것들이 힘들지... 잘하고 있어.
부모가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부모와 단단히 연결된 듯 힘을 얻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다리는 아이를 위한 선물을 챙겼다. (꼭! 반드시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간식이나 함께 놀 수 있는 놀잇감 같은 것을 따로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아이가 건네면 생색도 나고, 기다린 아이도 새로운 놀잇감에 정신이 팔려 서운했던 마음은 손가락 튕김처럼 순간으로 잊히고 둘이 또 신나게 놀기 시작한다. 한고비를 넘기며 안도하는 순간이다.
세상 흔하지만 내겐 너무 귀한 남매
둘이라서 어렵지만, 둘이라서 참 좋다.